두산이 삼성으로 이적한 자유계약선수(FA) 오재일의 보상선수로 내야수 박계범(24)을 지명했다.
두산의 주전 1루수였던 오재일은 지난 14일 삼성과 기간 4년, 총액 5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원소속구단 두산은 삼성으로부터 오재일의 올해 연봉(4억7000만원)의 300%를 보상받거나, 올해 연봉의 200%와 삼성이 정한 20명의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두산은 보상금(9억 4000만원)을 선택하며 박계범을 선택했다.
박계범은 2014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17순위)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은 기대주다. 2019시즌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6·4홈런·25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전 이학주가 전력에서 이탈한 공백을 메워냈다. 수비력도 준수한 편이다. 2019시즌은 유격수로 217⅔이닝을 소화하며 수비율 0.960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218이닝을 막아내며 수비율 0.962를 기록했다. 2루수와 3루수도 맡을 수 있는 멀티 내야수다.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친 점도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올 시즌은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5·3홈런·16타점을 기록했다. 좋은 성적은 아니다. 잔부상이 있었고, 붙박이 자리를 얻지 못한 탓에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그 최고 유격수로 거듭난 동기생 김하성(키움·2차 3라운드 29순위)보다 지명 순번이 더 빨랐던 선수다.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두산은 "박계범이 투수·야수를 포함해 지명할 수 있는 선수 중 기량이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즉시전력감으로 보고 있다"며 지명 배경을 전했다. 두산은 그동안 지명한 보상선수를 잘 활용했다. 2019 스토브리그에서는 내부 FA 양의지(현 NC)의 보상선수로 이형범을 지명했고, 2019시즌 마무리투수로 키워냈다. 박계범도 기량을 발휘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 18일 SK로 이적한 내부 FA 최주환의 보상선수로 내야수 강승호를 영입했다. 오재일의 보상선수도 내야수를 선택했다. 떠난 두 선수가 갖고 있던 장타력은 쉽게 메우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잠재력이 있는 1군 자원을 영입해 내야 뎁스를 강화했다. 경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