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3명뿐이었다. '거포' 최정(33·SK)이 6회, 박석민(35·NC)이 2회 그리고 허경민(30)이 1회 차지했다.
2020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이번 3루수 골든글러브는 새 얼굴이 수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KT 주전 황재균(33) 얘기다. 데뷔 처음으로 리그 최고 3루수로 인정받을 적기다.
올 시즌도 핫코너 경쟁은 뜨겁다. 최정은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33홈런·96타점·90득점을 기록했다. 리그 홈런 공동 4위. 강점인 장타력은 여전히 탁월했다. 박석민은 123경기에 출전, 타율 0.306·출루율 0.436를 기록했다. 출루율·타석당 볼넷(0.17개) 모두 리그 1위다. 허경민도 공격력이 좋았다. 출전한 117경기에서 타율 0.332를 기록했다. 내야수 타격 2위다. 7월에만 타율 0.494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며 KBO리그 공식 월간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황재균은 밸런스를 갖췄다. 올 시즌 타율 0.312·21홈런·97타점·108득점을 기록했다. 커리어 처음으로 100득점을 돌파했다. 2번 타자로 나서며 중심 타선에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임무를 잘 수행했다. KT는 7월부터 공격력이 좋아졌다. 황재균이 2번 타자로 포진된 시점과 맞물린다. 황재균은 2016시즌 이후 3시즌(메이저리그 진출한 2017시즌 제외) 만에 3할 타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홈런은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 중 2위. 타율도 2위다.
수비 기여도도 좋았다. 올 시즌 3루수로 10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유일한 선수다. 수비율은 0.961. 지난해부터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지웠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수비 범위 관련 득점 기여(RNG) 7.49를 기록했다. 3루수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3루수 부문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도 황재균이 1위다. 5.17를 기록하며 5.08을 기록한 최정에 앞섰다. 소속팀 KT가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다. 박석민은 4.03, 허경민은 3.76이다.
황재균은 시즌 막판 인터뷰에서 "순위 경쟁 중이기 때문에 골든글러브에 대한 생각은 전혀 못 하고 있다. 다만, 시즌이 끝나고 시상식 시기가 오면 '올해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는 생각은 들 것 같다. 올해도 3루수들은 다 잘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팀 성적보다 개인 성적이 더 돋보이며 점수가 깎였던 예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공격과 수비, 팀 성적까지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 허경민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존재감이 컸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개막한 뒤 주가가 더 오르고 있다. 그러나 부상 탓에 출전 경기 수가 다소 적은 편이다. 걸림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