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외식 업계가 또다시 깊은 시름에 빠졌다. 거리두기 강화로 당장 영업시간과 매장 운영 방식에 제한이 생기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벌써 연말 대목을 날렸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거리두기 2단계 격상…소비 심리 악화 우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뷔페를 포함한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부터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또 1.5단계 때와 마찬가지로 50㎡(15.125평) 이상 테이블 간 1m 거리 두기, 좌석·테이블 한 칸 띄우기, 테이블 간 칸막이·가림막 설치 중 한 가지를 준수해야 한다.
이에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과 더불어 뷔페 전문점을 운영하는 외식기업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연말 특수를 기대했지만 당장 영업시간과 매장 운영 방식에 제한이 생기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한 뷔페식당 관계자는 "크리스마스와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가장 활발한 시기를 한 달 앞둔 상황이라 불안감이 크다"며 "당장 영업중지는 아니지만, 저녁 장사에 차질이 생긴 만큼, 매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이후 시행된 거리두기 2.5단계로 뷔페식당은 두 달여간 영업을 중단하는 등 타격을 입은 바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계절밥상은 지난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서울·경기·인천 매장 수도권 약 40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신세계푸드 역시 같은 기간 뷔페 업종에 속하는 보노보노와 올반 5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애슐리·수사·피자몰·로운 수도권 매장도 영업을 멈췄다.
이후 지난 10월 중순 가까스로 영업을 재개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금 오후 9시 이후에 영업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영업 중단 기간 리모델링 등으로 연말 장사를 준비했지만, 힘이 빠지게 된 셈이다.
마땅한 대책 없어…배달에 의존해야
문제는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매출 타격을 만회할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데 있다.
CJ푸드빌 등 외식 기업들은 이미 거리두기 1단계부터 테이블 간격 띄우기, 공용 집게·접시·수저 사용 전후로 손 소독제 또는 비닐장갑 사용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다.
또 다른 뷔페식당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격상하면 행정적인 제한에 따른 타격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심리적 위축으로 받는 영향이 더 큰 것 같다"며 "자칫 거리두기가 더욱 강화돼 영업 중지라도 되는 날에는 회사 존폐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CJ푸드빌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 여파로 매출(291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2.7%나 감소했다. 여기에 8월, 9월 영업정지로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이에 CJ푸드빌은 지난달 본사 5년 차 이상 임직원 4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시행한 바 있다.
이랜드이츠 역시 지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으며, 적자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른 비상경영으로 고강도 구조조정 및 전 직원 대상 주 1회 이상 자율적 무급휴가 등을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생존을 위해 부랴부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최근 빕스의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 서비스 지역을 기존 서울 서초와 강남 일부 지역에서 강남·강동·강서·동작·마포·서대문·서초·성북·송파 등 서울 9개 구와 인천 계양과 일산동구 등 수도권 일부로 확장했다.
이랜드이츠 역시 지난 9월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애슐리에 이어 자연별곡도 배달 서비스 테스트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