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코로나19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영화관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을 대표적 극장 성수기다. 영화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다가오는 12월 기대작 세 편이 개봉한다. 공유·박보검 주연의 '서복(이용주 감독)', 류승룡·염정아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최국희 감독)', 한지민·남주혁 주연의 '조제(김종관 감독)'다.
'서복'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유와 박보검, 두 사람의 모습을 담은 스틸이 공개될 때마다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미 1000만"이라며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겠다는 여러 팬의 성원을 받고 있다. SF 액션 장르에 감성적인 브로맨스를 끼얹어, 폭넓은 연령대의 관객을 공략한다. CJ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비장의 무기다.
'인생은 아름다워' '서복'이 기존 상업 영화의 문법을 따른 액션 장르로 승부를 본다면, '인생은 아름다워'는 아직 쉽게 시도되지 않은 뮤지컬 장르의 한국 영화다. 자신의 마지막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의 이야기를 담았다. 옹성우가 염정아의 첫사랑으로 등장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가수 이문세의 음악을 비롯해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으로 동화 같은 뮤지컬 영화를 완성했다. 류승룡과 염정아, 두 베테랑 배우의 유쾌한 매력이 잘 살았다는 입소문이 벌써부터 돌고 있다.
'조제' 마지막은 멜로다. 추운 겨울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멜로 영화 '조제'가 기다리고 있다. '조제'는 처음 만난 그 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한지민)와 영석(남주혁)이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다.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누도 잇신 감독)'을 원작으로 한다.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호흡을 맞췄던 한지민과 남주혁이 재회했다. 독특하면서도 애틋한 원작의 매력을 김종관 감독과 한지민·남주혁의 스타일로 바꿔 선보인다.
지난 가을야심차게 개봉한 한국영화들이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진그룹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이 입소문을 탔지만, 누적관객수를 쌓아가는 속도가 더디다.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의 경우 제작비를 적게 들인데다 VOD와 넷플릭스 판매 등으로 수익을 낸 덕분에 손익분기점을 35만 명을 힘겹게 넘어섰다. 코로나19팬데믹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냈지만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자, 소지섭 주연작 '자백(윤종석 감독)'은 11월 개봉을 준비했다가 갑작스럽게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극장가는 반전이 필요하다. 좌석 띄어앉기가 해제됐음에도 얼어붙은 관객들의 마음은 녹지 않았다. 그래서 12월 개봉하는 기대작들의 성적이 중요하다. 다시 극장으로 향할 수 있도록 마음을 돌려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업계 관계자들이 숨죽이며 스코어를 살피고 있다. 지난 추석 대목에는 극장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연말 극장가는 관객들로 붐비길 바라고 있다. 연말 영화들의 성적이 2021년 개봉을 검토하고 있는 영화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