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들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빠른 체질 개선으로 미래 준비와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6일 현대홈쇼핑 사장에 임대규(59) 현 영업본부장(부사장)을 승진 임명하는 등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른 것으로, 임 사장을 비롯해 29명이 승진하고 19명이 자리를 옮겼다.
임 사장은 198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현대그린푸드 식자재 사업부장과 현대홈쇼핑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쳤다.
현대L&C 대표에는 김관수(57) 현대백화점그룹 홍보실장이 내정됐다. 김 대표는 198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현대그린푸드 푸드1 서비스사업부장, 현대그린푸드 영남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핵심 신사업으로 꼽히는 면세점 대표에는 이재실(58)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이 내정됐다. 이 대표는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패션사업부장, 현대백화점 무역점장 등을 지냈다.
에버다임 신임 대표로는 임명진(59) 에버다임 품질부문장이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전문성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했다"며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한 현대백화점이 올해 인사에서도 50대 신임 대표를 대거 선임했다"며 "젊은 인재로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 코로나19 악재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그룹 이마트도 통상 12월에 이뤄지던 인사를 지난달 중순으로 앞당겼다.
특히 이마트는 전체적인 임원 수를 축소하면서 젊고 실력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 인재 육성 및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통해 계열사 대표이사가 6명이나 교체됐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 역시 이달 중순 대대적 임원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이번 인사는 올 초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그룹을 이끌게 된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에 대한 큰 그림이 담길 전망이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