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tvN 월화극 '산후조리원'이 신박하다는 호평 속 순항을 알렸다. 첫 방송부터 시청률 4%대(1화 4.186%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안방극장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기에 중점을 둔 감동 출산기가 아닌 산모에 중점을 둔 리얼 출산기로 신선함을 불러왔다. 너무 리얼해서 '다큐'란 반응까지 일을 정도로 출산과 산후 과정을 디테일하게 담아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엄지원(현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오로지 성공을 위해 달려왔던 그녀가 늦깎이 초보 엄마가 되면서 겪는 과정이 촘촘하게 그려졌다.
일이 우선이었기에 태교에 전념할 수 없었다. 중간중간 낯간지러운 말을 건네며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를 기다린 것은 맞지만 워낙 일상 자체가 바빴다. 양수가 터진 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병원으로 향했다. 금방 아이가 나올 줄 알았지만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제모와 관장의 굴욕기, 고통이 극에 달한 짐승기, 무통 주사 후 찾아온 평온기, 이후 대환장 파티로 그려지는 직접적 출산까지 임산부의 출산 과정이 여느 드라마와 달리 아주 현실적으로 묘사됐다. 코미디를 밑바탕에 깔고 있어 웃프게 연출됐지만 웃음과 눈물이 공존한 출산 신이었다.
태어난 아이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엄마의 감정도 놓치지 않았다. 아름답게 미화되는 것이 아닌 핏덩이일 때 '이 아이가 내 아이가 맞나?' '예쁜 게 맞나?'란 감정이 실질적으로 표현됐고, 작디작은 아이가 울까 걱정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초보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공감을 얻었다. 산후조리원에서 겪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 핑크빛 산모복을 입고 엄마의 직업이나 학벌에 상관없이 육아 고수 엄마가 '1등 서열'에 서고 그 엄마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과정이 꽤나 현실적이었다는 평이다. 아이를 위한 희생이 먼저라고 주장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워킹맘 엄마 엄지원이 느낀 씁쓸한 감정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였다.
이 작품이 이토록 현실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지수 작가의 경험에서 탄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되는 과정이 당연히 기쁠 줄 알았지만 너무 힘들었고, 모성이 본능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모습에 '고장 난 엄마'라고 자책했던 현실을 되돌아보며 담담하게 글로 표현한 것. 지금 당장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엄마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작품에 녹여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일단 소재 자체가 너무 신박하다. 지금까지 산후조리원을 소재로 하거나 배경으로 해서 다룬 드라마가 별로 없었다. 그렇기에 특이하면서도 참신한 면들이 있다. 여기에 해당 공간에 있는 인물들의 탐구가 들어가면서 여성들의 임신과 육아, 육아맘과 워킹맘 사이의 갈등 구조를 풀어냈다. 엄마들의 내적 갈등이 마치 개인적인 문제로 보이지만 사회적인 측면의 갈등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육아와 관련한 고충을 은유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어 "코미디지만 풍자가 섞여 있어 주는 재미가 크다. 웃기긴 하지만 그 웃음 속 페이소스가 많이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