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IFHA 직전에 열리는 프랑스 개선문상 경주 역시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매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세계적인 경마대회인 개선문상의 막이 내리면 국제경마연맹(IFHA) 주관 하에 세계 경마 산업의 흐름과 미래상을 엿볼 수 있는 연례 총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지난 5일부터 2주간 비대면·온라인으로 컨퍼런스가 열렸다.
총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된 이번 총회에서는 글로벌 팬데믹과 경제적 불확실성 속 경마 산업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코로나19 속 경마 환경에 맞춘 중계·방송제작과 미디어 체험, 글로벌 팬데믹과 경마산업 종사자,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경마를 위한 준비를 주제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논의가 진행됐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IFHA 컨퍼런스 지난 5일 유튜브에 공개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코로나19가 경마 산업에 미친 영향과 경마 산업 유지를 위한 시행체들의 노력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국·영국·홍콩 등 해당 시행체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살려 관객 출입 제한이나 방역 조치로 정부 지침을 준수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경마 시행체인 갤럽의 올리비에 델로예 회장은 "프랑스의 경마 산업은 두 개의 부처가 관할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과 소통하는데 적극적으로 임했다"며 "경마를 재개하는 것이 업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세션에서는 코로나19로 변화된 방송·미디어 환경과 경마산업 종사자들이 느끼는 경험 등에 대한 주제가 다뤄졌다. 콘텐트 분야의 경우 촬영기법을 바꾸거나 현장감 있는 영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 조교사·기수 등 업계 종사자들 역시 변화된 경주환경에 적응하려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진행됐던 네 번째 세션도 주목할만하다. 연사로 나선 뉴질랜드 더러브렛 레이싱의 빅토리아 카터 부회장은 “디지털화는 경마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고 비용 절감 등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쟈키 클럽의 CEO이자 IFHA 부회장인 윈프리드 브레스게스는 장외발매소 운영 중단이라는 위기 상황을 반전의 계기로 삼아 고객들에게 전자계좌 발급을 장려하고 계좌개설 절차 시스템을 개선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일반적인 평시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온라인 전환율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며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는 해외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 경마는 산업 붕괴를 걱정할 수준의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19의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또는 반복될지 알 수 없기에 결국 필요한 건 체질 개선이다. 온라인·디지털 전환·ICT 기술 도입 등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준비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