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만나도 늘 반가운 얼굴, 잠시 잠깐 만나도 힐링 에너지가 가득한 하지원(43)이 본인과 꼭 닮은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했다. 명절마다 보고 또 보고, 틀고 또 틀만한 가족영화의 탄생. 영화 '담보(강대규 감독)'를 통해 코로나19 시국 추석의 최종 승자, 성공적 복귀를 이뤄낸 배우 하지원(43)이다. 국내 스크린 복귀만으로 의미가 남다른 '담보'에서 하지원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작품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분량은 적지만 존재감은 알차다. 하지원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감정 연기는 물론, 위화감 없는 대학생 역할까지 해냈다. 수 많은 개딸을 보유하며 '국민 아빠'에 등극한 성동일의 가장 '착한 딸'로 힐링을 자처한 하지원. 실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리며 울컥한 마음을 표하기도 한 그는 "지켜주는 것, 보호해주고 믿어주는 존재가 가족 아닐까 싶다"며 24시간 입가에서 떠날 줄 모르는 미소를 더욱 크게 지어 보였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어린 승이와 감정선을 잇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나. "오히려 실제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 극 안팎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박)소이가 현장에서 굉장히 에너제틱하고 밝은데, 그런 성향들이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 있더라. 나 역시 현장에서 많이 웃으려고 하는 편이라 최대한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 했다.
-많이 울었다. "맞다. 그래서 어느 작품보다 음악을 많이 들었다. 경이로운, 흡사 아이슬란드가 연상될 법한 자연의 음악을 추천 받았다. 특히 매일 현장에 있어야 하는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갈 때마다 감정적인 준비를 하려 노력했다. 심지어 엄마와 재회하는 신이 내 첫 촬영이었다."
-김윤진과는 실제로도 처음 호흡을 맞춰본 것 아닌가. "툭 터트려야 하는 감정이다 보니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나름 걱정이 있었다. 근데 신기한건 선배님과 눈을 보면서 연기를 하는데 오고가는 기류가 명확하게 느껴지더라. 마냥 웃고 편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호흡은 정말 좋았다. 놀라운 경험이기도 했다."
-국민 아빠 성동일의 딸 계보를 잇게 됐다. "내가 제일 나이 많은 딸이라고 하더라.(웃음) 선배님과는 어떤 관계로든 꼭 한번쯤 한 무대에 서고 싶었다. 어쩌다 보니 부녀로 만나게 됐는데, 현장에서도 진짜 딸처럼 대해 주셨다."
-성동일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자연스러움? 작품은 픽션이다. 근데 선배님은 그 안에서도 논픽션 같은 느낌이 있다. 그 자연스러움을 함께 호흡해 보고 싶었다."
-성동일이 '하배우, 하배우'라고 부르며 '너무 착하다. 잘 웃는 배우다'고 칭찬을 쏟아내더라. "하하. 솔직히 난 잘 몰랐다. 주위에서 '많이 웃는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그런가보다' 했다. 그러다 tvN '바퀴달린 집'을 보면서 '내가 진짜 많이 웃는구나' 새삼 느꼈다. 지금은 마스크 때문에 50% 밖에 못 웃는 것 같아 답답하긴 하다.(웃음)"
-회식도 자주 했다고. "주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배우, 스태프들과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영화 촬영장이 좋은게 드라마는 너무 바빠 중간 중간 그런 자리를 마련하기가 힘들다. 성동일, 김희원 선배님이 워낙 편하게 잘 해주셔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두 배우의 성격은 '바퀴달린 집'과 비슷한가. "똑같다! '이거 진짜 리얼이구나' 했다.(웃음) 시종일관 티격태격한다. 정말 가족 같았다. 그리고 '바퀴달린 집'은 모든 것이 자유로웠다. 낮잠을 잘 때도 알람 맞추려고 작가님들에게 '몇 시쯤 일어나야 하냐'고 물었더니 '그런 것 없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냥 잤다. 하하. 공기가 좋아서 더 잘 잤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