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진검승부'를 펼친다. 각사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E클래스와 5시리즈 신형 모델을 이달 나란히 선보인다. 향후 이 두 모델의 판매 실적에 따라 수입차 시장 순위가 갈릴 전망이다.
'5시리즈' 드디어 출시…수입차 1위 노린다
BMW '더 뉴 5시리즈'. BMW 제공 포문은 BMW코리아가 열었다. 지난 5일 7세대 5시리즈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5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BMW는 지난 5월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더 뉴 5시리즈를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었다. 부분변경 모델이라고는 해도 해외 자동차 브랜드가 국내에서 신차를 최초 공개한 것은 처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당시 BMW코리아는 올해 들어 4월까지 BMW 5시리즈 국내 판매량이 세계 1위를 기록하며 한국이 미국, 중국과 함께 중요한 시장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5시리즈는 1995년 이후 누적 판매 20만대를 넘어서는 등 수입차 시장의 대표 세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힘입어 BMW코리아는 2015년까지 줄곧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지킨 바 있다. BMW코리아 내에서도 5시리즈 판매 비중은 40% 수준에 달한다.
특히 7세대 5시리즈는 국내에서 지난 4년간 총 7만7000대가 판매되며 올해 전 세계 시장 중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2018년 '화재 이슈'가 발생했으나 이를 극복하고 올해 다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BMW 5시리즈 인테리어. BMW코리아 제공 더 뉴 5시리즈는 이전 모델 대비 길이는 27mm 늘어났고 앞면에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통합된 키드니 그릴과 ‘L’자형 주간주행등이 적용된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가 탑재됐다.
후면부에는 새로운 3D 후미등과 함께 사각 형태의 배기 파이프를 적용했으며 실내는 센사텍 대시보드와 기어노브 주변의 블랙 하이글로스 트림을 새로 적용했다.
다양한 첨단 운전 보조 기능도 추가됐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과 함께 주변 교통상황을 계기판에 3D 그래픽으로 나타내는 '드라이빙 어시스트 뷰' 기능이 추가됐다. 진입 동선을 따라 최대 50m 거리까지 차량의 후진 조향을 도와주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 역시 기본으로 탑재된다.
국내에는 가솔린·디젤·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된다. 가격은 파워트레인(구동계) 종류와 차급에 따라 6360만~1억1640만원(이하 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벤츠, 새로운 'E클래스'로 맞불
BMW '더 뉴 5시리즈'. BMW 제공 BMW에 맞서 벤츠코리아도 ‘베스트셀링’ 세단인 ‘더 뉴 E클래스’를 오는 13일 국내에 선보인다.
더 뉴 E클래스는 지난 2016년 출시된 10세대 E클래스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올 3월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E클래스는 1947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1400만대 이상 팔린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자, 벤츠의 성장을 견인해 온 핵심 모델이다.
특히 10세대 E클래스는 출시 3년 만인 작년 7월 수입차 역사상 최초로 단일 모델 1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 순위에서도 E3004매틱(5517대)과 E 250(3959대)이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등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부분 변경된 더 뉴 E클래스는 완전 변경 수준의 디자인 변화를 꾀했다.
전면부는 보닛 위의 파워돔과 새롭게 디자인된 풀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로 더욱 다이내믹한 인상을 준다. 뒷부분은 트렁크 라인 안쪽까지 새로운 디자인의 분할형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벤츠 E클래스 인테리어. 벤츠코리아 제공 실내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포함된 MBUX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 기능과 정전식 지능형 스티어링 휠, 두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 등으로 안락해졌다.
가솔린과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고성능 메르세데스-AMG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은 6450만∼1억1940만원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완전 변경 수준의 디자인 변화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1위 경쟁 잣대
업계는 양사의 신차 판매 대결이 4분기 수입차 1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와 BMW는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 왕좌를 놓고 다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등록현황이 벤츠는 5만3771대로 수입차 시장 점유율 27.6%를 차지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BMW가 4만1791대 판매로 점유율 21.5%를 기록하고 있다. 3위인 아우디의 점유율이 8.7%(1만7004대)인 것을 고려하면 선두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는 E클래스를 통해 업계 1위 자리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BMW는 지난 8월 3년 만에 벤츠를 이기고 판매 1위에 올랐던 것처럼 이번 신형 5시리즈를 바탕으로 연간 판매 1위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5시리즈와 E클래스 모두 브랜드 내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이번 신차의 판매 성적이 양사의 순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