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최대 유망주 강릉고 김진욱이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중앙포토 이변은 없었다. 롯데의 선택은 예상대로 강릉고 좌완 투수 김진욱(18)이었다.
김진욱은 21일 비공개·언택트로 열린 2021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첫 번째로 이름이 호명됐다.
김진욱은 고교 무대 최고 유망주 투수로 손꼽힌다. 제54회 대통령배 대회에서 강릉고의 전국 대회 첫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지명됐다. 올해 고교 무대에서 10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고, 고교 3년 통산 40경기에 나와 16승 3패 평균자책점 1.83을 올렸다. 하지만 수원북중을 졸업한 뒤 타지역 강릉고로 진학해 1차 지명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그 때문에 지난해 최하위로 2차 드래프트 첫 번째 지명권을 쥔 롯데행이 유력했다. 한 달 전 대통령배고교대회에서 만난 각 구단 스카우트는 "이변이 없는 한 김진욱의 롯데행은 거의 100%"라고 입을 모았다. 구단 고위 관계자가 김진욱의 기량을 확인하기 위해 전국 대회를 직접 찾기도 했다. 지난해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한 김진욱도 최근 故 최동원 감독 9주기에 사직구장을 찾아 최동원 동상에 헌화하고 재능 기부를 했다.
롯데 구단은 "김진욱이 고교 선수로서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다"라며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직구 평균 구속이 다소 부족할 순 있지만,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충분히 보완 및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향후 선발은 물론 불펜에서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욱은 "지난해부터 '롯진욱'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셨다.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라며 "강릉고 출신의 박진형(롯데) 선배를 만나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의 '두 번째' 선택도 화제를 모았다. 10개 구단의 1차 지명이 종료된 뒤 2라운드 역시 첫 번째 지명권을 쥔 롯데는 고교 내야수 최대어 나승엽(덕수고)을 선택했다. 롯데는 애초 1차 지명 대상자로 나승엽을 점찍었지만, 그가 미국 무대 진출을 선언해 장안고 포수 손성빈으로 선회한 바 있다. 롯데는 나승엽의 해외 진출 불발 등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용'으로 그를 선택했다. 나승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ML의 국제계약은 내년 1월에야 가능하다.
롯데 구단은 "지명권을 잃게 되더라도 2라운드에 지명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나승엽을 포함해 손성빈, 김진욱과 모두 계약을 성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화는 유신고 투수 김기중(전체 2순위)을 삼성은 대전고 이재희(투수)를 뽑았다. KIA는 고려대 투수 박건우(4순위) KT는 원광대 내야수 권동진(5순위)을 지명했다. 1라운드에선 투수 5명, 내야수 4명, 포수 1명(SK 조형우)이 선발됐다.
한편 이날 열린 2021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낸 1133명(고교 856명, 대학 269명, 해외 아마추어 및 프로출신 등 기타선수 8명) 가운데 100명이 뽑혔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의 아들 김건형(24)은 KT의 8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반면 전 삼성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23)과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이 알려져 NC의 1차 지명이 취소된 김해고 김유성은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