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뛰었던 꿈의 그라운드를 찾아 미국에서 건너왔다. 김기태(51) 전 프로야구 KIA 타이거스 감독 아들 김건형(24)과 심정수(45)의 아들 심종원(23)이 KBO리그 무대를 노크했다. KBO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을 개최했다. KBO는 2013년부터 해외파, 독립리그 출신 선수를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하고 있다. 올해는 8명이 참여했다.
눈길을 끈 선수는 김건형과 심종원이다. 김건형은 김기태 감독 장남이다. 김 감독은 1991~2005년 쌍방울 레이더스,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에서 뛴 스타플레이어다. LG 트윈스와 KIA 감독을 역임했다. 심종원의 아버지 심정수는 1994년 OB 베어스(현 두산), 현대 유니콘스, 삼성을 거치며 통산 328홈런을 쳤다. 2003년에는 53홈런을 치며 이승엽(은퇴, 56홈런)과 홈런왕 경쟁을 벌였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야구를 했다. 우투좌타 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건형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에 건너갔고, 쭉 야구를 했다”고 말했다. 1m82㎝, 83㎏의 김건형은 송구나 수비가 장점이다. 그는 “왼손잡이인데, 야구 시작이 늦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 해 오른손으로 공을 던졌다. 중장거리 타자다. 발은 자신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대학 서머리그 76경기에서 40도루를 기록했다.
김건형은 “아버지 영향으로 야구를 봐왔기 때문에 반대를 무릅썼다”고 했다. 김건형은 5월 한국에 들어와 김 감독이 지내는 제주도에서 훈련했다. 1m80㎝·78㎏의 심종원은 아버지가 삼성에서 활약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9살 때 야구를 시작했고, 2009년 가족이 함께 미국에 건너간 뒤에도 야구 선수 꿈을 키웠다. 그는 “어렸을 때 야구장에 자주 갔다. 아버지를 보며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에 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고 소개했다.
심종원은 미국 애리조나 크리스천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되자 8월 한국에 들어왔다.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뛰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 대학에서 최근 두 시즌 성적은 타율 0.324, 9홈런 74타점 18도루. 심종원은 "홈런 15~20개는 자신 있다. 수비, 도루 등 팀에 도움이 되는 걸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종원의 동생 심종현(17)도 야구 선수다. 내야수인 동생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주목하는 유망주로, 대학 진학 예정이다. 심종원은 "가족이 모두 야구하다 보니,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야구 얘기만 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KBO리그에서 자신들의 롤모델로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1)를 나란히 꼽았다. 심종원은 "야구인 2세인 데다 같은 좌타 외야수다. 과감하게 플레이하는 스타일도 나랑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건형도 "야구인 2세로서 잘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A구단 관계자는 "솔직히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군 복무도 마치지 않아 지명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털어놨다. B구단 관계자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은 분명히 보인다”고 평가했다. 2021 프로야구 신인 지명회의는 2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