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부산전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끈 문선민. 한국프로축구연맹 문선민(28·상주)이 전역을 앞둔 11기 선임들에게 마지막 홈 고별전 승리를 선물했다. 꼭 필요할 때 터져줬다.
문선민은 지난 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5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멀티 골을 기록했다. 문선민의 활약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둔 상무는 3위(승점28)로 올라섰다. 4위 포항 스틸러스, 5위 대구 FC(이상 승점25)와 승점 3점 차다.
사실 상주는 3위라는 순위에 큰 미련이 없어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다. 군팀이기 때문에 3위까지 얻을 수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가져올 수 없다. 게다가 연고지 계약 종료로 인해 자동 강등이 예정돼 있어 상위 스플릿에 남는 것도 의미가 없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상위권을 지켜온 상주는 정규리그가 절반 넘게 진행된 지금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그들의 질주에 K리그 구성원 모두가 감탄하고 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상주가 3위로 다시 올라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경기였다. 584일간의 복무를 마치고 27일 전역하는 11기 선수들의 마지막 홈 경기였기 때문이다. 상주는 부산전 이후 원정 2연전이 예정돼 있다. '병장' 강상우, 류승우, 이찬동, 진성욱(이상 27) 김대중, 한석종(28) 등 지난 2019년 1월 21일 입대한 선수들에겐 이 경기가 홈 고별전이었다.
팀의 상승세를 이끌던 주축 선수들의 전역은 김태완 상주 감독의 큰 고민이다. 그 중에서도 올 시즌 물오른 공격력을 과시하며 득점 5위(7골 4도움)에 올라있는 강상우를 대체할 선수가 간절했다. '선임'들이 치르는 마지막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한 '일병' 문선민의 활약은 그래서 더 반가웠다.
부산전을 벤치에서 시작한 문선민은 후반 8분 공격수 오세훈(21)과 교체돼 후반 28분과 45분 연달아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6월 6일 열린 5라운드 이후 두 달 가까이 침묵하던 그의 폭발에 상주 구단과 전역 선수들이 활짝 웃었다.
문선민은 두 달 전 마지막 골도 부산을 상대로 넣었다. 올 시즌 문선민은 부산전 멀티골을 더해 14경기 출전 4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K리그 데뷔 첫 해였던 201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4골 3도움을 올린 그는 2018년 14골 6도움을 기록했다. 전북 현대로 이적한 2019년 10골 10도움을 작성했던 그에게 올 시즌 성적은 아쉬웠다.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강상우와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이 팀 공격을 이끌면서 문선민의 선발 출전 기회가 줄어든 까닭이었다.
김태완 감독은 상대가 지친 후반, 문선민의 기동력을 100% 활용하고 싶었다. 그는 감독의 의중을 읽어낸 듯 움직였다. 장점인 빠른 발과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멀티 골을 터뜨린 문선민은 선임들 전역 후의 상주를 책임질 확실한 공격 자원이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