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연출 의도가 명확하게 담겼다. 직설적이고 노골적이지만 '팩트'에 입각해 더 뜨거운 이야기다. 지난 2017년 450만 관객을 끌어모은 '강철비'에 이어 '강철비2: 정상회담'으로 돌아온 양우석 감독은 교과서에도 실리지 않는 한반도의 현재진행형 역사를 스크린에 펼쳐 놓으며 새로운 정보와 공감대 높이는 메시지, 그리고 영화적 재미까지 '1석n조'의 효과를 노린다.
데뷔작 '변호인'(2013)을 통해 1000만 감독에 등극한 양우석 감독은 이후 7여 년의 시간동안 '강철비' 시리즈에 매달렸다. 한국 영화계에서 감독 양우석으로서 존재할만한 이유와 자신의 위치에 대해 고민했다는 양우석 감독은그는 '남북관계'에 대한 시뮬레이션 전달을 운명이자 숙명으로 여겼다. 전문가의 진정성은 웰메이드 결과물 탄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유행하는 '부캐'를 따졌을 때 '국방부 소속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양우석 감독은 한반도 상황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쏟아지는 정보들에 정우성은 "질문을 포기했다" 말했을 정도. 그 방대한 내용을 131분으로 깔끔하게 압축시킨 연출 능력도 엄지척이다. '변호인' '강철비' 에 이어 3연타 홈런을 예고한다.
-시사회 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최선의 노력을 다 했지만 '어떻게 봐 주실까'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내심 '다행이다' 싶기는 하지만 관객들의 평가가 남아있기 때문에 여전히 떨리고 긴장된다."
-정우성은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영화에 관계된 분들은 화면 뒤가 보이기 마련이다. 몇 달간의 노고를 두시간으로 압축해 놨으니 여러 감정이 들었던 것 아닐까 싶다. '힘들었지만 보람이 느껴지는 영화다'는 말씀은 하시더라.(웃음)"
-매우 전문적이면서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 담겼다. "한반도는 냉전시대가 막을 내렸음에도 평화체제로 향하지 못했다. 이후 학자들은 한반도의 미래를 4가지 뱡항으로 분석했다. 첫번째 전쟁, 두번째 북한 붕괴, 세번째 비핵화 평화협정, 네번째 한국의 핵무장이다. '강철비'에서 전쟁과 담론의 시뮬레이션을 다루며 대한민국의 핵무장을 살짝 건드렸다면, '강철비2'는 평화체제로 가는 길을 보다 깊이있게 펼쳐냈다."
-'국제 정세'라 단순하게 표현하지만 얽히고 설킨 나라와 이슈가 한 두 건이 아니다. 극 초반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내용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했는데, 감독으로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정상회담이라고 하면 편집된 뉴스와 성명서로만 확인하는 것이 전부다. 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제대로 알 수 없다. '그걸 영화로 풀어보면 좋겠다' 생각은 했지만, '굉장히 심각하고 어려운 내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지?' 고민이 됐다. 남자들은 협상을 할 때 넓은데 풀어놔야 성과가 좋고, 여성 분들은 좁고 아늑한 곳에서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그럼 남자들에게 가장 힘든 협상 장소는 좁은 곳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잠수함이라는 메인 설정을 넣었고, 그림, 통역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들이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을 법한 장치들을 심어봤다."
-북한의 쿠테타는 1과 2에서 모두 설정됐다. "현실적으로 국제 정세에 의해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결국 우리의 일이기 때문에 준비는 철저하게 돼 있다. 전쟁 준비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고, 한국의 핵무장도 '1조+6개월'이면 만들어 주겠다는 반응이다. 평화체제 협정은, 이 노력을 안 한 정권은 없다고 본다. 그렇게 믿고 있다. 의외로 가장 대비가 안 된건 북의 붕괴다. 만약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100% 내전이고, 내전이 발행하면 대부분 중국이나 남한으로 넘어 올 것이다. 최소 50만 명에서 1000만 명 까지 본다. 그럼 죽이지도 챙기지도 못하는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 된다. 솔직히 현재 탈북한 몇 만명 조차 잘 보듬지 못하고 있는 실정 아닌가. 검증할 틈도 없이 수백이 넘어 온다면…. 북한 정권 붕괴를 계속 언급하는 이유다."
-북한 반응은 어떨까. "이미 전작 '강철비'를 관람한 탈북자 분들이 충고를 해주셨다. '북에가면 총살이니까 가지 말라' 하하하. 그 땐 북 위원장이 누워 있기만 했는데도 '배에다가 저렇게 할 정도면 총살이다'고 하더라. 뭘 해도 총살이라 그냥 안 가려고 한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