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열린 전북전 0-3으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FC서울 선수들(왼쪽)의 모습. 전주=정시종 기자 FC 서울이 끝내 여름 이적시장에서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서울의 공격진은 K리그1(1부리그에)에서 가장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박주영, 몸상태를 100% 만들지 못한 아드리아노 그리고 나이 어린 조영욱까지. 이들은 상대를 위협하지도 몰아붙이지도 못하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나마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 박동진이 상주 상무로 입대하면서 서울 공격진의 파괴력은 더욱 떨어졌다. 서울은 팀 득점 10골로 뒤에서 세 번째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 서울이 간판 공격수였던 알렉산다르 페시치와 계약 해지를 했기 때문이다. 외인 1명의 자리가 비었다. 그는 고액 연봉자였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연봉 자료를 보면 페시치는 15억2600만원으로 K리그 전체 2위였다. 이런 선수와 이별했으니 자금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 팬들은 그래서 외인 공격수를 간절히 기다렸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항상 외인 공격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외인 공격수의 합류는 서울의 후반기 도약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외국인 공격수도 서울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자금 문제였을까. 기성용 영입으로 인한 자금 부족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이 힘들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기성용 영입으로 인해 외국인 공격수 영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해 기성용 영입 전 일간스포츠가 서울 구단에 물었다. 서울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 일은 없다. 기성용 영입과 외국인 공격수 영입은 다른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원화 정책으로 보면 된다. 좋은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지켜지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서울 구단에 물었다. '외국인 공격수 영입 실패'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서울 관계자는 "이유를 상세하게 말하기 어렵다. 당초 이원화 정책으로 기성용과 외국인 공격수를 모두 영입하려 했다. 외국인 공격수는 포지션이 중복된 선수도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려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마다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맞지 않았다. 금전적인 부분으로 인해 실패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돈도 있고 의지도 있는데, 영입에 실패했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금전적 문제도 아니고, 선수를 영입하려는 의지가 없었던 것도 아니라고 항변한다. 그렇다면 협상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프런트의 문제일까. 마음에 드는 선수가 없었던 걸까. 실패한 진짜 이유를 숨기고 있다.
이해가 될 만한 설명을 재차 요청하자 서울 관계자는 "어떤 선수와 이런 부분으로 계약이 안됐고, 또 다른 선수와는 이런 문제가 있었고 등 다 말하면 좋겠지만 지금 그렇게 말하는 건 적절치 안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조건이 영입하기에 맞지 않았다. 이해를 시키려고 하면 하나하나 다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일일이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어느 시점이 되면 모두 말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