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라치오전 2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끈 호날두. Gettyimages 가끔은 내가 미워도, 누군가를 인정해야 하는 일이 생길 때가 있다. 아무리 미운털이 박혀도 제 몫은 해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그렇다.
호날두가 역대 처음으로 유럽 빅 3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A) 모두 '50골 돌파' 기록을 작성했다. 호날두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9~2020 세리에A 34라운드 라치오와 홈경기에서 혼자서 2골을 몰아치며 유벤투스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유벤투스는 승점 80을 기록, 정규리그 종료까지 4경기를 남기고 2위 인터 밀란(승점 72)과 승점 차를 8로 벌리면서 통산 36번째이자 9회 연속 세리에A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유벤투스의 우승행 여부와 별개로, 리그 득점왕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호날두와 라치오의 골잡이 치로 임모빌레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세리에A 최고의 맞대결로 손꼽힌 이날 경기에서 2골을 넣은 호날두가 1골을 작성한 임모빌레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호날두의 활약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했다. 이날 경기서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유벤투스는 후반 6분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얻은 페널티킥 기회에서 호날두가 키커로 나서 선제골을 뽑아내 리드를 잡았다. 또 호날두는 후반 9분 역습 상황에서 파울로 디발라가 패스한 볼을 골 지역 왼쪽 부근에서 텅 빈 골대에 결승 골을 꽂았다. 이후 유벤투스는 후반 38분 라치오의 임모빌레에게 페널티킥으로 추격 골을 내줬으나 추가 실점을 막으면서 2-1로 이겼다.
호날두는 정규리그 30호 골을 작성, 이날 1골을 추가한 임모빌레(30골)와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유벤투스 소속 선수가 정규리그 30호 골에 성공한 것은 1951~1952시즌 욘 한센(30골) 이후 무려 68년 만이자 펠리체 보렐(31골·1933~1934시즌)까지 합쳐 통산 세 번째다. 또 세리에A 통산 50·51호 골을 잇달아 작성하며 역대 처음으로 EPL(84골), 라리가(311골), 뿐만 아니라 세리에A(51골)에서 모두 50골 이상 기록한 선수로 남았고, 세리에A 61경기 만에 50호 골을 기록해 안드리 셉첸코(68경기), 호나우두(70경기), 디에고 밀리토, 다비드 트레제게(이상 78경기)를 따돌리고 최소 경기 '50호 골 돌파' 기록도 작성했다.
세리에A를 넘어, EPL과 라리가까지 유럽 3대리그를 제패한 호날두의 놀라운 기록엔 축구팬들도 감탄만을 남길 뿐이다. 축구팬들은 지난 해 K리그 올스타전에서 벤치를 지키던 호날두의 모습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사상 초유의 3대 리그 50골 기록을 달성, '축구스타'로서 실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