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며 시즌 6승 달성에 성공한 뷰캐넌. 삼성 제공 데이비드 뷰캐넌(31)이 삼성 구단의 숙원 사업인 '외인 10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뷰캐넌의 승리 추가 속도가 꽤 빠르다. 시즌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벌써 6승(3패)을 챙겼다.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만 없다면 두 자릿수 승리가 무난하게 가능한 페이스다.
의미가 작지 않다. 삼성은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투수 농사가 흉작에 가까웠다. 2015시즌 알프레도 피가로(13승)와 타일러 클로이드(11승) 이후 외인 시즌 두 자릿수 승리가 전무하다. 2016시즌엔 외국인 투수를 무려 4명(레온·벨레스터·웹스터·플란데) 기용했지만, 승리의 총합이 6승에 불과했다. 레온과 벨레스터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퇴출당했다.
2017년 앤서니 레나도와 재크 패트릭, 2018년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도 모두 부진했다. 지난해 뽑은 저스틴 헤일리와 덱 맥과이어는 중도 교체됐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벤 라이블리가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외국인 투수 농사는 팀 성적과 직결됐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피가로와 클로이드가 뛴 2015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즌은 길고 곳곳에 변수가 숨어 있다. 1년 전 헤일리도 개막 후 6월까지 5승을 따냈다. 10승 기록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부상에 부진이 겹쳐 팀을 떠났다. 그만큼 외국인 농사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뷰캐넌은 그 가능성을 높일 긍정적인 요인이 꽤 많다.
2015년 삼성 외인 투수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던 피가로 일단 10번의 등판에서 6번이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평균 6이닝 이상을 꾸준하게 소화한다. 팀 타선의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되면 어떤 경기에서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다. 9이닝당 볼넷(BB/9)이 2.09개로 낮은 것도 강점. 지난해 맥과이어처럼 볼넷(BB/9·5.29개)을 남발하다 자멸하는 케이스가 아니다. 시속 152㎞까지 찍히는 직구에 커브,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체인지업을 비롯한 다양한 구종을 섞으니 공략하기 쉽지 않다.
1일 대구 SK전에선 9이닝 4피안타 1실점 완투승까지 거뒀다. 2회 허용한 최정의 솔로 홈런이 이날 경기의 유일한 실점. 군더더기 없는 피칭이었다. 경기 후 뷰캐넌은 "항상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 게임 플랜을 가져갈 때 공격적으로 가는 걸 선호한다. 그렇지 않으면 볼카운트가 몰리고 불리하게 시작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일본 프로야구를 거친 것도 리그 적응에 도움이 된다. 2014년 빅리그에 데뷔한 뷰캐넌은 2017년 일본 야쿠르트 구단과 계약하며 무대를 옮겼다. 첫 시즌 159⅔이닝을 소화했고 두 번째 시즌에는 야쿠르트 선수 중 유일하게 10승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지난해 부침(4승 6패 평균자책점 4.79)을 거듭한 끝에 일본 생활을 모두 정리했고 삼성과 인연이 닿았다.
삼성은 현재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가 재활 중이다. 5월 22일 등판 이후 옆구리 근육 파열이 진단돼 전열에서 이탈했다. 7월 중순 복귀 예정이지만 두 달 정도 1군에서 빠지는 악재였다. 그러나 이 기간 기대 이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