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K리그1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 주니오와 대구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주니오(울산 현대)가 달아나지 못하자 세징야(대구 FC)가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부터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며 득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울산의 간판 공격수 주니오. 그가 지난 달 28일 열린 전북 현대와 K리그1(1부리그) 9라운드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주니오가 침묵하자 울산은 전북에 0-2로 무너지며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주니오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세징야는 강원 FC와 9라운드에서 1골을 추가했다. 세징야는 결승골을 터뜨렸고, 대구는 2-1로 승리했다. 세징야는 4경기 연속골을 포함해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하며 최고의 흐름을 자랑했다. 주니오는 9골에서 멈췄고, 세징야는 6골을 기록하며 일류첸코(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득점 순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포인트에서도 주니오가 11개(9골2도움)로 1위, 세징야가 9개(6골3도움)로 일류첸코(6골3도움)와 함께 공동 2위다. 세징야의 기세가 워낙 폭발적이라 주니오의 득점 1위, 공격포인트 1위 자리가 위태롭다. 생애 첫 K리그1 득점왕을 노리고 있는 주니오로서 세징야는 현재 가장 위협적인 도전자임이 확실하다. 득점왕 판도도 안갯속으로 빠질 전망이다.
주니오는 2018년 대구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뒤 K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위용을 떨쳤다. 2018시즌 22골로 말컹(경남 FC·26골) 우로스 제리치(강원·24골)에 이은 득점 3위에 자리를 잡았다. 1년 뒤 2019시즌에는 아담 타가트(수원 삼성·20골)에 한 골 모자란 19골로 득점 2위를 차지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3위, 2위 다음 올 시즌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표현했다. 시즌 초반 독보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며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징야라는 최대 라이벌이 등장한 것이다.
자신을 매섭게 추격하는 세징야를 주니오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의 시선에는 냉정함이 아니라 따뜻함이 담겼다. 주니오와 세징야는 인연이 깊은 사이다. 두 선수 모두 브라질 출신으로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2017년에는 대구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두 선수의 우정은 K리그에서 유명할 정도로 깊고 진하다. 그렇기에 주니오는 세징야를 자신을 위협하는 경쟁자가 아닌 우정을 나눈 친구,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동료로 바라보고 있다. 세징야의 추격에 대해 묻자 주니오는 이렇게 답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득점 경쟁은 나와 세징야의 경쟁이 아니라 나와 내 자신의 경쟁입니다. 나는 내 자신과 경쟁하고, 세징야는 세징야 자신과 경쟁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득점 선두에 누가 있는 지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더 잘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독려합니다. 내가 활약을 하면 세징야가 기뻐합니다. 나 역시 세징야가 활약을 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나의 친구와 함께 득점 상위권에 올라있어 기분이 더 좋습니다. 세징야 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인 호물로, 에드가, 에델과도 같은 관계, 같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