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EAGUE PHOTO '닥공' 그 이상의 저력. 전북 현대가 선두를 지키게 만드는 또다른 힘은 단단히 잠긴 골문에 있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5승1패(승점15)를 기록하며 같은 날 승리를 거둔 울산 현대(4승2무·승점14)에 승점 1점 차로 앞선 선두를 지켰다. 인천은 또다시 첫 승에 실패하며 2무4패(승점2)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1위와 12위의 대결, 그러나 90분 동안 펼쳐진 경기 양상은 마냥 압도적이지만은 않았다. 주도권은 전북이 잡았지만 승리가 절실했던 인천은 수비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역습으로 맞불을 놓았다. 득점 없이 흘러가던 두 팀의 균형이 깨진 건 후반 10분, 인천 수비 김연수에게 페널티킥을 얻어낸 이동국이 골망을 흔들면서다. 그러나 이후로 골은 터지지 않았고 후반 24분 또다시 주어진 페널티킥 상황에서 김보경이 득점에 실패하며 경기는 1-0으로 끝났다. 전북과 인천이 각각 슈팅 19개-9개, 유효슈팅 8개-6개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적은 골이 나온 셈이다.
KLEAGUE PHOTO 90분의 긴장감 속에서 끝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전북의 저력이 드러나는 경기였다. 물론 인천이 무고사의 계속된 침묵과 처참할 정도의 골 결정력으로 인해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탓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리그 개막 후 6경기를 치르는 동안 전북의 골문은 단 세 번 밖에 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이 3실점 중 전북에 패배를 안긴 건 4라운드 강원FC전에 터진 고무열의 헤더 골 뿐이었다. 첫 실점이었던 2라운드 호물로(부산 아이파크)의 골은 페널티킥 상황이었고, 5라운드 박주영(FC 서울)의 골은 골라인을 맞고 나와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인정됐는데 두 골 모두 승패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전북'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팀 컬러 '닥공'에 가려지는 감이 있지만 사실 전북은 2016년 이후 매 시즌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해왔을 정도로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던 2016년 71골 40실점을 시작으로 3연패에 성공한 2017년(73골 35실점) 2018년(75골 31실점) 2019년(72골 32실점) 모두 70점대 득점-30점대 실점을 유지했다. 이처럼 공·수 밸런스의 완벽함은 전북을 최강의 위치에 올려놓은 원동력이었다.
올 시즌도 전북의 공·수 밸런스는 10골 3실점으로 안정적이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실점은 최소화하고, 닥공을 앞세워 상대 골문을 폭격해 반드시 골을 만들어내는 전북의 모습은 K리그1 3연패를 넘어 4연패에 도전하는 팀이 갖춰야 할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특히 이번 시즌은 '우승 라이벌'인 울산 역시 14골 4실점의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앞세워 엎치락 뒤치락 중인 만큼 한순간도 방심해선 안되는 상황이다. K리그1 4연패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도전하는 전북의 골문이 더욱 단단해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