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소희(25)가 데뷔 3년 만에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인생작을 만났다.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에서 박해준(이태오)의 불륜녀 여다경 역을 소화했다. 베테랑 배우 김희애(지선우)·박해준 사이에서 기죽지 않는 모습이었다. 꿋꿋하게 자신만의 여다경의 세계를 만들었고 이는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이끌어냈다. 현재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사다. 그만큼 '핫'하다는 얘기다. 드라마의 인기를 넘어 스타성을 자랑, 드라마와 영화·광고계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실제 한소희는 굉장히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여다경과는 거리가 있었다. "한소희로서는 여다경이 납득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오로지 다경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극을 이해하고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신드롬 열풍을 일으키며 마침표를 찍었으나 기쁨보다는 슬픈 감정이 든다는 그녀. '부부의 세계'와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모완일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나. "천재에 가까운 감독님이다. 모든 캐릭터의 서사를 살렸는데 연출하신 감독님의 100%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뻔한 클리셰에서 벗어난 느낌으로 연기하길 조언했다. 선우가 바다로 들어가는 신에서 어떻게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보면서도 놀랐다. 웃으면서 바다에 들어가지 않나."
-가장 절친하게 지냈던 배우는. "(심)은우 언니랑 지금도 연락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또래라서 그런지 편했다. 언니는 정말 차분하고 어른스럽다. 내면이 단단하다. 난 철부지 같은 면이 있어서 언니한테 조언을 많이 구했다. 극 중 준영 역의 (전)진서와 죽이 잘 맞았다. 진서가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다. 내가 정신 연령이 좀 어려서 그런지 정말 재밌었다. 의지를 많이 한 것 같다. 현장에 가면 항상 나와 진서가 먼저 와 있었다. 현장에 적응부터 해야 하니 둘 다 그 점에 신경을 썼다. 진서의 키가 중간에 7~8cm 정도 컸다. 키까지 연기를 하더라.(웃음) 딸로 나온 제니 역의 로운이도 너무 귀엽다. 청포도를 먹는 신이 있었는데 감독님 지시에 따라 딱딱 맞춰 연기했다. 자는 신도 진짜 자더라. 깜짝 놀랐다. 실제로 4살인 제니는 천상 배우다. 배불러도 연기를 위해 닭다리를 먹더라. 현장에서 '연기파 배우'라고 불렀다."
한소희
-연애관이나 결혼관이 바뀌었나. "시청자 입장에서 보니 너무 고통스러웠다. 너무 현실적이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사랑으로만 결혼이 이뤄지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나 자신이 단단하지 않으면 가정을 못 지키겠구나 싶다. 감정만으로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근데 난 결혼을 못 할 것 같다.(웃음) 힘들 것 같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도 결혼을 하지 말라고 한다."
-타투와 흡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재조명됐다. "그때의 나도 나고 지금의 나도 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뭔가에 적응하다 보면 바뀌고 또 바뀐다. 꿈도 자주 바뀌지 않나 그런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후회는 없다. 불과 4년 전이다. 지금과 크게 다른 건 없다. 그때의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만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말자' 그 생각 하나로 이 일을 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 직업이니 부끄럽지 않게, 후퇴보다 전진을 하겠다."
-과거 블로그를 통해 여성 팬이 크게 늘었다. "미묘한 동질감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특수한 직업을 빼고 보면 난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는 20대 한 여성이다. 팬들과 소통할 때 그런 걸 많이 공유하고 싶었다. 나 잘났다가 아니라 '난 오늘 이것 때문에 힘들었는데 여러분은 어땠나요?' 이런 교집합적인 걸 많이 만들려고 했다. 열심히 살다 보면 밥 한 끼 먹는 것도 힘들 때가 있지 않나. 누군가가 나한테 거창한 말을 해서 그런 것보다 '밥 안 먹었지? 먹어' 이런 말이 가장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인기를 실감하며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이 있겠다. "뭔가 좀 그런 게 있긴 있다.(웃음) 옛날에는 길가에 돌아다니면서 옷도 사고 그랬다. 그런데 다들 다경이로 알아보니 신기하고 그만큼 좀 부담감도 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성장해야 한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나 자신이 약간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