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K리그2(2부리그)는 '예측 불허'다. 개막 전 예상은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조금씩 어긋나고, 예상 외의 팀들이 다크 호스로 떠올라 판도를 뒤집는다. 어느새 소리 없이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수원 FC처럼 말이다.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경남 FC전을 앞둔 수원 FC가 3연승을 위해 고삐를 바짝 조였다. 수원 FC는 지난 24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3라운드 충남 아산 FC와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2승1패(승점6)가 된 수원 FC는 개막전 역전패의 아쉬움을 달래고 2연승에 성공했다. 8위로 끝났던 지난 시즌 초반을 개막 2연패로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보다 2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2경기 7골(3경기 8골)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줬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아산전 5득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3경기 연속 득점을 이어가고 있다는 건 수원 FC의 공격력을 눈 여겨 볼 이유가 된다.
그 중심에는 3경기 연속 골(4골)을 기록 중인 재일교포 3세 공격수 안병준(30)이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 북한 국적을 취득하고,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데뷔해 임대로 제프 유나이티드, 츠에겐 가나자와를 거쳐 J리그2 로아소 구마모토로 이적한 안병준은 2018시즌이 끝난 뒤 수원 FC와 계약해 K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첫 시즌이었던 2019시즌은 17경기 8골을 기록했는데, 3월부터 7월까지 고른 활약을 펼쳤으나 여름에 당한 무릎 부상으로 후반기엔 거의 뛰지 못하고 마지막 경기에서야 겨우 출전할 수 있었다.
누구보다 지난 시즌에 대한 아쉬움이 컸을 안병준은 비시즌 동안 철저하게 준비하고 몸을 끌어올렸다. 100%로 맞이한 올 시즌, 안병준은 개막전 대전 하나시티즌과 경기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며 장거리 프리킥으로 팀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2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전에서도 말로니(28)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만들었고, 이번 3라운드 아산전에서는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멀티골에 도움까지 기록하며 팀의 5-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안병준은 이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하는 K리그2 3라운드 MVP에 뽑히기도 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안병준의 활약은 수원 FC를 활짝 웃게 하는 원동력이다. 안병준은 일간스포츠를 통해 "3경기 연속 골은 물론 기쁜 일이지만 우리 팀이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활약에 대해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또 "지금 이렇게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매 경기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계속 성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남전을 앞둔 각오도 남다르다. 승점 1점 차, 순위표 앞뒤로 붙어있는 상대인 만큼, 경남전에서 3연승을 이어가야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은 2무로 승리가 없다가 3라운드에서 FC 안양을 상대로 첫 승이자 설기현 감독의 사령탑 데뷔승을 안겨준 만큼, 수원 FC 못지 않게 이번 경기 승리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안병준은 "경남이 작년에 K리그1에서 뛰던 팀이다 보니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최대한 좋은 준비를 하고 나서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가 팀으로서 하나가 되고 싸우는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일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이날 경기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수원 FC와 경남의 경기는 27일 오후 7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