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응원하는 팀이 리그 최고의 팀이고, 리그에서 가장 멋진 팀이다. 구단 역시 마찬가지다. 팬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를 항상 추구해야 한다. 성적을 놓고 한 시즌 내내 경쟁하면서도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지향점을 찾아 구단을 이끄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12개 구단 수장들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그래서 일간스포츠는 K리그1 개막을 맞아 각 수장들에게 'K리그 12개 구단 중 우리 팀이 이것 하나만은 최고라 자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물었다. 팀의 가치, 팬을 위한 구단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답변들이 쏟아졌다.
◇우리 팬들이 최고니까 '우리 팀이 최고'인 이유에 대해선, 대부분의 구단들이 이견 없이 팬들을 첫 손에 꼽았다.
조광래 대구 FC 대표이사는 "지난 해 퇴근길 팬 서비스, ACL 원정 동행, 리카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팬 서비스로 우리 팀이 팬 프렌들리상을 모두 휩쓸었다"며 "올해도 다양한 슬로건 캠페인과 팬 이벤트를 통해 선수와 팀, 팬들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구는 팬들과 함께 올 시즌 내내 호흡할 준비가 됐으니 많은 응원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동석 수원 삼성 단장도 "우리 수원 팬들의 멋진 응원과 팀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은 K리그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팬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팬 자랑은 강원 FC도 빠질 수 없다. 박종완 강원 대표이사는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지역 특성상 지방 원정이 매우 힘듦에도 불구하고 원정 때마다 매번 멀리 와 주시는 팬들 덕분에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전달수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 역시 "열정적인 팬과 단결력 있는 사무국 직원은 리그 최고라 자부한다"고 강조했고, 은수미 성남 FC 구단주도 "선수들의 팬 서비스가 좋아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김남일 감독 역시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말씀을 제일 먼저 하셨다"며 "2020시즌 팬들과 함께하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관중 수 1, 2위를 자랑하는 FC 서울과 전북 현대 역시 '팬'을 이유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강명원 서울 단장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주시는 우리의 팬들이 가장 큰 자랑거리이고 우리 팀의 자부심"이라며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팬들의 목소리와 박수소리는 더욱 우리 팀을 돋보이게 만들고 경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구단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들이 찾아주시는 구단이다. 스포츠 구단에게 이러한 팬들보다 더 큰 자부심은 없을 것"이라고 관중 수 1위 구단의 저력을 드러냈다.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는 두터운 팬층을 이유로 들었다. 허 대표이사는 "우리 팬들은 홈경기 뿐만 아니라 원정경기에도 가장 많은 팬들이 오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준다. 특히 서울, 수원, 울산 등 수도권과 라이벌 팀 간의 경기에는 원정 팀 응원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신다"며 "전북이 이제는 전국구 팬덤을 확보한 팀이라고 말하고 싶다.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우리는 '원 팀'이니까 깔끔하다. '원 팀'이라는 단어 하나로 팀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구단들이 있다.
김광국 울산 현대 대표이사는 "선수단 분위기가 최고다. 우리는 원 팀"이라며 "구단과 코치진, 선수들 모두가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 강한 연대와 소속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원주 광주 FC 대표이사도 "광주는 원 팀으로 불리며 조직력이 강하기로 유명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이사는 "부잣집 아들만 공부 잘하라는 법이 없듯이, 때로는 헌신적으로 또 때로는 투혼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한다. 결과에는 승복해야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보여지는 노력 만큼은 한국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양흥열 포항 스틸러스 대표이사도 "체력과 팀워크가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똘똘 뭉친 선수단의 힘에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열정, 그리고 또다른 것들 스포츠의 세계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 '열정'을 첫 손에 꼽은 구단도 있다.
승격 후 K리그1 무대에 재도전하는 부산 아이파크다. 안기헌 부산 대표이사는 '도전과 열정'이라는 키워드로 '최고'를 자부한 뒤 "지난 4년 동안 K리그2에서 있었던 시간들이 구단을 더욱 단단하게 한 초석이었다고 생각한다. K리그2에서는 나름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좀 더 나은 구단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거기에 맞는 도전 정신과 열정을 갖추고 좀 더 나아진 구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이사가 '도전과 열정'을 꼽은 이유는 또 있다. 그는 "부산은 83년 프로축구 원년부터 프로리그에 참가한 전통 있는 구단이다. 저력을 가지고 있다"며 "90년대 중후반에는 K리그 최상위권에 있으면서 다른 구단들의 도전을 받았고, 이 후에는 K리그 정상급 구단으로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도전의 역사속에서 다시 한번 저력을 만들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열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한 단계 더욱 나아갈 준비를 위한 도전과 열정은 우리 구단이 최고라고 자부한다"는 얘기다.
신봉철 상주 상무 대표이사는 '경기 매너'를 꼽았다. 신 대표이사는 "우리는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경기 매너'가 있다. 2018년도에 이어 2019년까지 2년 연속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며 "그라운드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경기에 임하는 우리 선수들의 인성은 리그 내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