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세이커스 조성원 신임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창원 LG를 우승시켜 보고 싶다."
18년 만에 지도자로 LG에 돌아온 조성원(49) 감독은 침착하고 담담한 태도로 '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누구보다 LG의 숙원을 잘 아는 조 감독이기에, 자신이 있을 때 LG를 우승시켜 보고 싶다는 그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 있었다.
LG는 지난 23일 조 감독을 제8대 신임 감독으로 선임하고, 27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 행사를 가졌다. 주장 강병현(35)을 비롯해 조성민(37) 김시래(31) 박정현(24)이 이 자리에 함께 해 조 감독의 취임을 축하했다. 조 감독은 "어려운 가운데 감독을 맡게 돼 부담도 되지만 기대가 된다"며 "선수들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 준비 잘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먼저 전했다.
1997년 프로 입단 이후 2006년 현역에서 은퇴한 조 감독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LG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캥거루 슈터'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조 감독은 당시 화끈한 공격 농구를 선보이던 김태환 감독 밑에서 LG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LG에서 뛰었던 2000~2001시즌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조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기사상으로 보니 18년 만이라고 하더라.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하긴 어폐가 있고, 중요한 건 내가 와서 LG의 색깔을 좀 더 바꾸고 선수들과 유대감, 신뢰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라며 팀을 바꿔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든 걸 내려놓고 올인한다는 생각으로 LG에 왔다"고 얘기한 조 감독은 "중요한 건 우승이다. 내가 (선수로)있었을 때도 LG가 우승을 못하고 준우승만 했었기 때문에, 우승을 시켜보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과 신뢰를 쌓고 프런트와 간격을 좁혀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한다"며 "더 빠르고 공격적인, 재미있는 농구를 하겠다"고 자신의 '색깔'을 정했다. 일종의 '닥공'이다.
조 감독은 "어느 팀이나 결과에 따라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남들이 100점을 넣어도 우리가 100점 이상을 넣으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단언하며 "수비하면서 상대를 막는 건 한계가 있다. 공격에 비중을 많이 두고, 우리 선수들이 작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리바운드를 강조하겠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가 말한 'LG의 새로운 색깔'이다.
대신 선수 보강에 대해선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우승이나 최하위권 모두 선수들 실력 차이는 종이 한 장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를 보강한다고 해서 성적이 급격히 올라간다고 보진 않는다"고 얘기한 조 감독은 "내가 감독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도움을 주는 입장이라고 생각하며 다가갈 생각이다. 독단적으로 팀을 끌고 갈 생각이 없고 코칭스태프는 내가 갖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LG에 코칭스태프를 추천한 상태로, 2~3일 내로 발표가 날 것이라 설명했다.
"우려는 하나도 되지 않는다. 기대감만 있다"는 조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이 자리에 참석한 선수들도 밝은 표정을 보였다. 주장 강병현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기대를 많이 하고,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농구 잘 알기 때문에 밝고 재밌고 빠른 농구를 하게 될 것 같다"며 "빨리 감독님의 농구에 적응해서 돌아오는 시즌, 팬들을 다시 체육관으로 부를 수 있는 재미있는 농구를 하겠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