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에는 1년에 두 번 상반기와 하반기에 등급 조정이 있다. 이로 인해 승급자와 강급자가 가려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한 단계 위 등급에서 경기를 치르는 승급자들은 고전이 예상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십수 년 동안 이런 흐름은 지속했다. 하지만 최근 승급자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변화가 일고 있다.
김환윤(27·S1)과 오기호(26·S1)가 특선급 승급자 중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환윤은 2019년 그랑프리 대상경륜에서 특선급 선수들을 처음 상대했는데 우수급에서 보여준 경기력 그 이상을 발휘했다. 이로 인해 김환윤이라는 이름 석 자를 경륜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승급자 김환윤 김환윤은 지난해 12월 27일 전영규(35·S1)를 상대로 선행에 나서 11초27의 200m 랩타임을 기록하며 간발의 차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첫 입상에 성공했다. 이튿날 11초21의 랩타임을 끊으며 강진남(33·S1)을 상대로 첫 우승을 신고했다. 마지막 날에는 이으뜸(31·S1), 전원규(31·S1), 정정교(30·S1), 강호(33·S1)를 상대로 최종주회 2분23초, 200m 랩타임 11초20를 찍으며 2연승을 거뒀다.
기세는 2020년에도 이어졌다. 6번의 경주 중 2착 2회, 3착 2회를 추가하며 돌풍을 이어나가고 있다. 선행을 나서는 중 실격을 한 차례 당한 건 옥에 티지만 특선급 강자들도 인정하는 선행형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승급자 오기호. 오기호는 등급 조정으로 승급한 것이 아닌 특별승급으로 올라왔다. 그는 우수급에 있을 당시보다 일취월장한 경기력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2019년 그랑프리 대상경륜에서 특선급 신고식을 치르며 첫날 5착, 둘째 날 4착에 이어 마지막 날 3착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착순권에 안착한 그는 올해 열린 9번의 경주 중 2착 5회, 3착 4회를 기록하며 모두 삼복승 순위 안에 드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우수급에서는 임경수(28·A3)와 명경민(28·A2)이 승급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임경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무서운 상승곡선을 그리며 한 단계 성장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올해 우수급에서도 2착에 성공하며 첫 입상을 신고했다. 이후 3착을 한 번 더 추가했다. 경주 전개를 흔들만한 기량을 갖추고 있어 기대치가 높은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등급 조정 전 특별승급으로 올라온 명경민 또한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해 우수급에서 치러진 10번의 경주 중 우승 1회와 3착 3회를 기록했다. 우승을 처음 신고한 경주의 축은 저력 있는 강급자 정대창이었다. 정대창의 선행 시속을 앞선에서 받아나가는 데 성공한 명경민은 직선에서 추입하는 난이도 높은 경주를 보여줬다. 1승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우승이었다.
재개장 후 하위 전력으로 평가되는 승급자들의 뜻밖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