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현재 국내 4대 스포츠는 물론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 관람이 멈춰있는 상태다. 수상 스포츠인 경정 역시 2002년 개장 이후 이례적으로 긴 휴장 기간을 맞고 있다.
당초 동절기 경정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1월 마지막 주부터 4주 동안 휴장을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1차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8일까지 휴장 기간을 연장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자 24일까지 또 한 번 개장을 연장했다. 이례적인 2개월 휴식기 후 재개장을 앞두고 체크해야 할 사항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오랫동안 미사 경정장 수면을 떠나있었던 선수들의 실전 적응력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통상적인 휴장 기간은 2∼3주 정도였고 길어야 한 달이었으나 올해는 두 달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매주 출전해도 모터와 코스 배정, 날씨의 변화에 따라 경기력에 편차를 보이는 것이 경정이라 장기간 실전 경주를 소화하지 못했다면 몸의 반응 또한 날카로움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체중 관리 역시 체크 요소로 꼽힌다. 긴장이 풀려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식욕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2∼3kg는 급격하게 불어날 수 있다. 출전을 앞두고 무리하게 감량에 들어갈 경우에는 컨디션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휴장 기간 영종도 훈련원 및 미사 경정장에서 훈련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개장 후 첫 회차에 출전하는 경정 선수들의 움직임은 지정훈련부터 어느 때보다 더욱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특히 경주 경험이 많이 부족한 신예 경정 선수들은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 시간이 베테랑들에 비해 어려움을 많이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회차에 호성능의 모터나 유리한 코스를 손에 쥔 막내들이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 느슨해진 선배들을 상대로 일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전투력을 눈여겨본다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에 투입되는 모터 또한 가동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기계가 정상적인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주 활용하고 기름칠을 하는 등 손길을 더해줘야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주인을 잃고 대기했던 상황이라 체크가 필요하다. 최상급으로 평가되는 모터들도 돌다리를 두르려 본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중하위권에 랭크되어 있던 모터 역시 호흡을 맞추는 경정 선수들의 정비 능력에 따라 기력 변화를 보일 수 있다. 모든 부분이 정상 궤도에 올라설 때까지 신중에 신중히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임병준 쾌속정 예상분석 전문가는 “휴장 기간이 길었던 만큼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추리에 나서야겠다. 전문가들을 비롯해 수많은 팬이 재개장을 목 빠지게 기다려왔으나 오랫동안 숨죽이고 활약하지 못한 경정 선수들의 입상에 대한 갈증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며 “선수들도 바둑의 복기가 중요하듯이 휴장 기간이 끝날 때까지 지난 경주를 되짚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