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강호' 이탈리아의 벽은 높았다. 한국 남자 테니스가 12년 만의 데이비스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정희성 감독(부천시청)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칼리아리 테니스클럽 센터 코트에서 끝난 세계남자테니스선수권대회(데이비스컵) 이탈리아와 예선 복식 경기에서 남지성(238위·세종시청)-송민규(983위·KDB산업은행) 조가 이탈리아의 파비오 포니니(11위)-시모네 보렐리(467위) 조에 0-2(3-6, 1-6)로 패했다.
전날 1, 2단식을 내준 데 이어 이날 세 번째 경기인 복식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11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9월 월드 그룹 1를 치르게 됐고, 다음 주 추첨을 통해 결정되는 상대와 내년 데이비스컵 예선 진출권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송민규의 첫 서브 게임부터 듀스 끝에 브레이크를 당하며 어렵게 시작한 한국은 1세트 게임스코어 3-3까지 맞서다가 연달아 3게임을 내줬고, 2세트에서도 초반 0-3으로 끌려가며 고전했다.
경기 후 정희성 감독은 "상대가 랭킹도 높고 실력이 월등한 것은 사실이다. 나름 준비했는데 막상 클레이 코트에서 해보니 상대가 한 수 위의 기량 갖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톱 랭커와 붙을 기회가 많지 않은데 포니니와 단식과 복식에서 한 번씩 맞붙어보며 선수들이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남지성은 "상대가 잘 하긴 했지만 우리 플레이 못 보여주고 상대에 압박을 주지 못한 것이 실망스럽다"며 "다음에 또 뛰면 그때는 훨씬 더 준비도 많이 해야 할 것 같고 강한 집중력으로 더 준비를 많이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예선은 코로나19 여파로 이틀 모두 무관중 경기로 펼쳐졌다. 당초 국제테니스연맹(ITF)과 이탈리아테니스협회는 정상적으로 예선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이탈리아 정부의 결정에 지난 5일 오전 결정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