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예능 프로그램 '이태리 오징어순대집'이 지난 20일 7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12년 만에 고향인 미라노로 돌아가 오징어순대를 비롯한 메뉴를 다룬 한식당을 오픈해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그의 곁엔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배우 데이비드 맥기니스가 있었고 피를 나눈 가족들과 어린시절 추억을 공유한 현지 친구들이 있었다.
한식을 알리기 위한 여타 예능과 목적이 달랐다. 외국인이 한국에 장시간 머물면서 좋아하게 된 음식을 지인들과 고향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였다. 외국인의,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식당이었다. '내가 먹어봤는데 이 음식 괜찮아요'란 느낌이 친숙하게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음식을 나누며 가까워졌다. 이들의 소통 매개체가 한식이었을 뿐 그것이 주된 요소는 아니었다.
테이블 총 8개, 하루에 2시간씩 총 세 타임 영업했다. 192시간 촬영했다. 다채로운 언어의 향연이었다. 한국어·영어·이탈리아어 등 최소 3개국 언어가 오갔다. 언어는 달랐지만 우리네 이웃의 정이 따뜻하게 담기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이에 힘입어 일찌감치 시즌2를 확정했다. 올해 초 새 시즌으로 돌아오겠다는 계획이다. '이태리 오징어순대집' 홍상훈 PD는 종영과 관련, "주변에서 재밌게 봤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 출연자들, 연출진들, 스태프들 모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운을 떼면서 시즌1 가장 인상 깊었던 메뉴로 '닭갈비'를 꼽았다. "식탁에 와서 조리를 바로 해주는 것 자체가 이탈리아에선 낯선 문화였다. 완전히 다른 식문화였기에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했는데 너무 맛있게 먹어줬다. 이 부분에 대한 손님들의 리액션이 좋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시즌2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나라나 멤버 교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회의 중이다. 홍 PD는 "시즌1에 대한 만족도는 너무 크다. 하지만 시즌2를 맞아 새로운 곳에 가게 되면 어떤 메뉴를 할 것인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걱정이 크다. 아마 나라에 맞는, 해당 나라에 통할 만한 메뉴를 선정할 것 같다. 신경 써서 준비하겠다. 그때까지 많은 기대를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