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드롬 강타한 신인 강자 임채빈. 데뷔전을 치른 임채빈(29·25기)이 벨로드롬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단 세 번의 경주만 펼쳤음에도 ‘경륜 챔피언’ 정종진(33·20기)과 대적할 실력자가 나왔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임채빈이 지난해 말 신인 시범경주 1일 차에서 보여준 대차신 우승 당시에는 의문부호가 있었다. ‘어쩌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좋았거나 임채빈을 마크하고 있던 안창진(30·25기)의 대처가 미흡하지 않았을까’라는 평판이 나왔다. 하지만 데뷔전이었던 광명 1회차 경주에서 폭발적인 파워를 선보이며 광명 스피돔을 들썩이가 만들었다. 임채빈은 강렬한 데뷔전으로 자신에게 달렸던 의문부호를 떨쳐내며 슈퍼루키의 등장을 알렸다.
임채빈의 데뷔전은 진풍경의 연속이었다. 2018년까지 특선급에서 준강자로 활약했던 노태경(37·13기)은 임채빈의 폭발적인 주력에 대응하지 못해 마크를 놓쳤다. 노태경은 특선급 최고 수준의 선행 선수들을 뒤에서 마크해본 경험이 풍부하다. 그런데도 임채빈의 주력에 대응하지 못했다.
데뷔전 다음날 경주에서는 임채빈은 신인답지 않은 여유까지 뽐냈다. 자신의 후미에 있던 김준일(30·23기)이 마크를 놓치지 않을까 배려하며 시속을 한 번 줄이고 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지난 5일 결승전 경주에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던 왕지현(26·24기)과 윤현구(29·22기)를 모두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쟁자들이 내외선에서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했다.
경륜에서 선행 전법은 리스크가 크다. 물리적으로 마크 선수들보다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선행 전법을 쓰는 선수는 선두의 공기저항을 그대로 받는다.
그래서 후미에서 힘을 비축한 선수가 직선에서 남은 힘을 몰아 쓰면 선행 선수가 객관적 기량에서 앞선다고 하더라고 마크 선수를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임채빈의 선행 전법 포인트는 마크 선수가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간격을 벌리는 것이다. 임채빈은 폭발적인 순간 시속으로 마크 선수를 따돌린 다음 본인과 같은 공기 저항을 받게 하는 차세대 선행 전법을 구사하고 있다. 임채빈은 큰 경주에서 선두로 나설 수 있는 선행 선수의 부재로 고전하던 경상권의 든든한 선봉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데뷔하자마자 SS급에 버금가는 신인이 탄생했다. 임채빈은 처녀 출전으로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경주를 했을 텐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경쟁자들을 완파했다”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을 보면 안다’라는 옛말처럼 향후 특선급 판도를 좌지우지할 강자가 나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