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세계를 구하는 대신 동물들과 모험을 떠난다. 10년 만에 아이언맨이 아닌 새로운 얼굴로 '닥터 두리틀'을 선보인다.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이언맨' 시리즈를 비롯해 마블 스튜디오 영화의 열풍 가운데 그가 있다. '어벤져스: 엔드 게임' 이후 아이언맨 수트를 벗게 돼 많은 아쉬움을 남긴 후 '닥터 두리틀'로 돌아온다.'닥터두리틀'은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 지난 1999년과 2000년 개봉한 '닥터 두리틀' 시리즈에서는 에디 머피가 주인공 존 두리틀 역할을 소화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에디 머피 버전의 두리틀과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닥터 두리틀' 측은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에 힘입어 전세계 최초 개봉을 감행했다. 홍보 영상을 통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도 남겼다. 어른들의 동화에서 어린들의동화 속에 들어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변신에 한국 관객들이 응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안토니오 반데라스·마이클 쉰
감독: 스티븐 개건
장르: 코미디 가족 판타지
줄거리: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마법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리틀(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왕국을 구하기 위해 동물들과 함께 놀라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개봉: 1월 8일
한줄평: 동심이 한 줌이라도 남아있다면
별점: ●●●○○ 영화 '닥터 두리틀' [사진 = 유니버셜 픽쳐스 제공] 신의 한 수: 에디 머피 버전의 '닥터 두리틀'을 기억하는 이라면 추억에 빠질법한 작품이다. 에디 머피 버전과는 다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만의 존 두리틀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 영화로 두리틀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동물과 대화하는 의사라는 동화 같은 설정을 받아들일 준비만 돼 있다면 말이다. 또한, 어린이 영화이지만 어른의 마음에도 닿을 요소를 갖고 있다. '닥터 두리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하나 같이 아픈 구석을 가지고 있다. 연인의 죽음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처를 간직한 두리틀을 비롯해 겁이 많고 소심한 고릴라, 두리틀 덕분에 겨우 목숨을 건진 타조, 추위를 견디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약한 북극곰, 마음이 약해 매번 사냥에 실패하는 사냥꾼의 아들까지.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완벽하지 못한 사람과 동물이 팀을 이뤄 모험을 떠나고 결국 놀라운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반가운 목소리의 등장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톰 홀랜드·라미 말렉·마리옹 꼬띠아르·옥타비아 스펜서·쿠마일 난지아니·존 시나·셀레나 고메즈·랄프 파인즈·엠마 톰슨·크레이그 로빈슨 등 스타들의 목소리를 맞춰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아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모습도 그리 낯설지 않다. 그는 여전히 유쾌하고 진중하며 감동적이다. 외피가 달라졌다해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우리가 사랑하는 로다주'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신의 악 수: '닥터 두리틀'은 기본적으로 어린이 영화다. 101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 타임만 봐도 그렇다. 때문에 이야기가 단순하다. 닥쳐오는 위기는 매번 가볍게 넘길 만한 것들이어서 위기감을 느낄 수 없다. 이런 서사는 자칫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아이와 함께 극장을 찾는 가족 단위 관객이 있다면, 가족 구성원 모두를 만족하게 하긴 힘들다. 동물과 대화하는 의사의 모험은 판타지보다는 동화에 가깝다. 어린이 영화답게 복잡한 장치 없이 '그냥 그렇다고 믿어'라고 말한다. 동심의 존재를 잊은 관객이라면 도무지 이 영화의 설정에 설득당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호불호가 갈릴, 취향 타기 쉬운 '닥터 두리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