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한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도쿄로 가는 길의 첫 걸음은 중국을 밟아야 열린다.
김학범(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에 도전한다. 그리고 그 첫 단추는 9일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1차전 중국전에서 끼워진다.
1948년 런던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한국은 이후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8회 연속으로 올림픽 본선에 올랐다. 어지간한 축구 강국들도 경험하지 못한 8회 연속 진출 기록에,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분명한 성과를 올린 한국은 이제 우리가 가진 기록을 9회로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김학범호는 지난달 말 일찌감치 결전지인 태국 인근의 말레이시아에서 전지훈련 겸 비공개 평가전을 치르고, 5일 본선행 티켓이 걸린 AFC U-23 챔피언십 개최지 태국으로 넘어왔다. 김학범호가 바라보는 목표는 어디까지나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 총 4장의 본선행 티켓 중 개최국 일본이 가져갈 한 장을 제외하면 남는 티켓은 3장이다. 일본의 성적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있겠지만, 이번 대회에서 최소 준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사진=AFC 홈페이지 김학범호는 조별리그에서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한 조에 묶였다. 우즈베키스탄이 지난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고, 이란 역시 아시아에선 손꼽히는 강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첫 경기 중국전이 매우 중요해진다. 사실상 C조 최약체로 꼽히는 중국을 상대로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야 2차전 이란(12일)과 3차전 우즈베키스탄(15일) 결과를 통해 8강 진출을 노릴 수 있다. 각 조 2위까지 8강에 나서는 만큼 김학범호 입장에선 중국전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고 2, 3차전을 준비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반대로 1차전부터 고전할 경우 남은 경기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1차전 상대인 중국에는 충분히 우위를 점할 만하다. 중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나선 것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적 없다.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고 야심차게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9월 히딩크 감독을 경질하고 하오웨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선수단은 국내파로 구성돼 조직력에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요한 건 두 팀 모두 8강 진출을 위해선 첫 경기를 잘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단 점이다. 4년 전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이끌었던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도 "다른 조에 비해 한국, 우즈베키스탄, 이란이 속한 C조가 확실히 어렵다. 죽음의 조로 불릴 만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첫 경기인 중국전이 가장 중요하다. 1차전에서 승리한다면 조별리그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김학범 감독은 "첫 경기라서 중요하고 힘들 것이지만 선수들이 잘 극복할 것이다. 중국을 상대로 한치의 방심 없이 준비를 마쳤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