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CJ ENM이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관련 공소장에서 '피해자'로 적혀 있어, 제작진에 책임을 떠넘긴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Mnet '프로듀스' 관련 공소장에는 사기·업무방해 혐의로 넘겨진 김용범CP의 이름과 사기·업무방해·배임수재·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안준영PD가 적혀 있다.
안PD는 2016년 2월 '프로듀스101' 1차 투표 당시 61위 안에 있던 연습생 두 명을 61위 밖으로 보내고, 61위 밖에 있던 다른 두 명을 61위 안으로 올렸다. 2017년 5월 시즌2에서는 60위 안에 있던 연습생을 60위 밖으로, 60위 밖에 있던 연습생을 60위 안으로 바꿨다. 김용범CP는 시즌2 최종 생방송에서 투표수를 조작해 11위 안에 있던 연습생을 11위 밖으로 보내고, 11위 밖에 있던 연습생의 순위를 올려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시켰다.
Mnet 김학민 CP와 안준영 PD가 14일 검찰에 송치됐다 / 사진=연합뉴스 시즌3과 4부터는 데뷔 멤버 전체를 두고 조작했다. 검찰은 "시즌3의 프로젝트 그룹인 아이즈원도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어, 피고인들이 원치 않는 연습생들이 포함되자 투표결과와 상관없이 데뷔할 연습생 12명을 정해놓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연습생별 투표수 대비 득표 비율을 정해놓고 최종회에서 이를 내보내 시청자들에 덜미를 잡혔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CJ ENM을 피해자로 봤다. 해당 오디션으로 가장 큰 이득을 취한 회사인데다가, 제작진을 고용한 입장에서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프로그램에 관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여론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CJ ENM이 시즌3에서 거둔 유료문자대금은 수수료를 제외하고 3600만3225원이었다. 시즌4에서는 8864만7073원의 이익을 취했다. 워너원은 1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성공적으로 활동을 마친 아이오아이와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아이즈원으로도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프로듀스'를 통해 최종 선발된 그룹 멤버들의 연 매출이 수백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CJ ENM이 음악콘텐츠본부를 통해 진행하는 사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라고 공소장에 적었다.
MBC 'PD수첩' 측은 "출연 연습생들과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생방송 투표조작 및 CJ ENM과 연예기획사간의 긴밀한 이해관계 그리고 연습생들에게 가해진 심각한 인권침해까지 밝혀냈다"면서 CJ ENM을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