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허훈·양홍석. KBL 제공 허훈(24)과 양홍석(22)이 살아야 부산 kt가 산다.
kt를 이끌어가야 할 중책을 맡은 두 '어린 에이스'들의 어깨가 무겁다. kt는 지난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원정경기에서 86-73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심한 기복 속에 연패에 빠졌던 kt는 이날 23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한 양홍석과 21득점 16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바이런 멀린스(30)의 활약 속에 연패 사슬을 끊었다. 허훈도 14득점 7어시스트로 승리를 뒷받침했고 '베테랑' 김영환(35·11점 7리바운드)과 김현민(32·8득점 6리바운드)도 힘을 보탰다.
골밑을 지켜낸 멀린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관록을 발휘한 두 베테랑의 활약도 인상적이었지만 승패를 가른 건 역시 두 어린 에이스, 허훈과 양홍석이었다. kt를 이끄는 토종 에이스 쌍두마차로 활약 중인 두 선수는 이날 서동철(51)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팀이 연패를 끊어내는데 앞장섰다. 특히 양홍석은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내 최고 득점을 기록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지난 시즌 꾸준한 활약으로 베스트5에 기량발전상(MIP)까지 수상했던 양홍석은 올 시즌 플레이에 기복이 생기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경기당 31분53초를 뛰며 평균 12.5득점을 올려 숫자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이지만, 득점 분포가 고르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양홍석이 올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kt가 치른 14경기 중 절반인 7경기 뿐이다. 그러나 서동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양홍석은 이날 KGC인삼공사전에서 23득점을 올리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만들었다.
풀타임으로 코트를 지킨 양홍석은 멀린스와 함께 kt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37-42로 뒤졌던 kt가 3쿼터 역전에 성공한 뒤에도 득점을 이어가며 상대 추격을 뿌리쳤다. 리드를 가져오자, 4쿼터에는 허훈도 터졌다. 3쿼터까지 7득점으로 조용하던 허훈은 4쿼터에만 3점슛 1개 포함 7득점을 꽂아넣으며 kt의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앞선에서 허훈이 휘젓고 나서면서 KGC인삼공사의 가드진이 무너졌고, 수비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벌어진 점수차를 쫓아오지 못했다. 경기 후 김승기(47) KGC인삼공사 감독이 "후반에 가드진이 허훈에게 농락당했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값진 승리로 연패를 끊은 서 감독은 "허훈과 양홍석은 어리지만 팀을 이끌어가는 선수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다른 팀 에이스들에 비하면 어린 나이지만, kt에서 허훈과 양홍석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크다. 이들이 제 몫을 해주고, 여기에 멀린스와 고참 선수들이 가세해 받쳐주면서 연패 탈출에 성공한 kt는 2라운드 남은 홈 4연전에서 연승 행진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