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로야구가 끝났다. 끝은 곧 시작이다. 10개 구단은 이미 2020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열 명의 사령탑도 이미 윤곽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 기간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신임 감독 선임이었다. 두 팀은 김기태, 양상문 감독이 시즌 도중 사퇴하면서 대행체제로 잔여경기를 치렀다. 먼저 움직인 쪽은 KIA였다. KIA는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출신 맷 윌리엄스(54) 감독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현역 시절 김병현과 함께 뛰기도 했고,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을 역임했다. KIA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건 처음이다. 이어 서재응, 최희섭을 각각 투수코치와 타격코치로 임명하며 MLB 출신 스태프로 조각했다.
롯데도 사실상 최종발표만 앞두고 있다. 허문회(47) 키움 수석코치를 내정했다. 키움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서 계약이 늦어졌다. 허 코치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뒤 "두산과 키움에 예의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으나, 장정석 키움 감독은 "잘된 일"이라며 사실상 허 코치의 롯데행을 인정했다. 현역 시절 내야수였던 허문회 코치는 부산 출신으로 1994년 LG에서 데뷔했다. 현역 시절 롯데에서 두 시즌(2001~02년)을 뛰었다. 지도자로는 LG, 상무, 히어로즈를 거쳤으며 타격 전문가로 꼽혔다. 특히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능력을 높게 평가받는다.
다음 시즌 사령탑이 바뀌는 팀은 롯데, KIA, 그리고 삼성 뿐일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감독과 계약이 끝난 삼성은 허삼영 운영팀장을 승격시켰다. LG(류중일), SK(염경엽), NC(이동욱), KT(이강철), 한화(한용덕)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 5명의 감독 모두 나름대로 성과를 냈기 때문에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계약을 하지 않은 감독은 김태형 두산 감독과 장정석 키움 감독 뿐이다. 공교롭게도 두 지도자는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2015년부터 두산을 이끈 김태형 감독은 2년 연속 KS 우승을 차지한 뒤 3년 재계약(총액 20억원)을 맺었다. 재임기간 5년 내내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올시즌엔 3년 만의 통합우승까지 이뤘다. 재계약은 확정적이며 염경엽 감독의 최고 대우(3년 총액 25억원)을 넘어설 지가 관건이다.
장정석 감독도 재계약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7시즌 팀을 맡은 장 감독은 첫해 6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가을 야구를 했다. 장기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치른 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인상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