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최근 5년 반 동안 이직을 택한 국적 항공사 조종사가 460명에 달해 인력 유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80%가 중국 항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국내 항공업계는 조종사 인력유출 문제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조종사 외국 항공사 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8개 국적 항공사에서 조종사 460명이 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기준 국적 항공사 조종사 수는 6316명이다. 7% 정도의 조종사 인력손실이 생긴 셈이다.
대부분 중국행을 택했다. 이직자 중 대한항공 150명, 아시아나항공 68명, 에어부산 39명, 진에어 37명, 이스타항공 33명, 제주항공 26명, 티웨이항공 12명, 에어서울 2명 이상이 중국 항공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종사 이직자 가운데 최소 367명(약 80%)이 중국 항공사에 새로 취업한 것이다.
중국 항공사로의 이직은 2016년(90명)과 2017년(128명)에 집중됐다. 당시 중국 항공사들은 2억∼3억 원대 연봉과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제시하며 한국인 조종사 모시기 경쟁을 벌였다.
국내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잇달아 출범하면서 조종사들의 몸값이 높아진 상태다.
여기에 올해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등이 신규 국제항공 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으면서 조종사 부족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중국 항공사를 비롯한 외항사로의 조종사 이직이 눈에 띄게 줄었고, 국적 항공사의 조종사 수가 매년 늘고 있어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호영 의원은 "조종사들이 부족하면 빡빡한 일정에 쫓겨 항공기를 운항할 수밖에 없고, 자칫 항공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조종사 부족은 항공사들의 신규노선 개척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에서 LCC로 옮겨간 뒤 다시 중국 등 외항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인력 유출이나 빼가기 문제는 숙련된 조종사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안전운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