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탁구의 전설, 안재형 감독이 JTBC3 FOX Sports 사담기에 출연한다. 안 감독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선 탁구 남자 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며 남자 탁구의 1세대로 활약했다.
특히 중국 탁구 선수였던 자오즈민과의 국제결혼으로 화제를 모으며 한중 양국 사이에 훈풍을 불어넣기도 했다.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인 안재형은 미국 PGA투어에서 활약하며 스포츠 2세로 승승장구 중이다. 안재형 감독은 80년대 선수로 뛸 당시의 활약상과 그때 그 시절 자오즈민과의 비밀 러브 스토리, 그리고 아들인 안병훈 프로의 근황까지 사담기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안재형의 키워드 토크>안재형의>
1. 타도 중공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지기 전 한국 탁구의 목표는 오로지 ‘타도 중공’이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탁구를 주름잡던 중국을 단 한 번이라도 이겨보자는 것이 선수들의 목표였다. 80년대 당시 국제 대회에서 변변한 활약이 없었던 남자 탁구 선수들은 ‘타도 중공’을 외치며 고된 훈련을 견뎠고, 성적이 좋았던 여자 탁구 선수들의 수발(?)까지 들며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렸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986년 드디어 서울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안방에서 열리는 절호의 기회에 남자 탁구 선수들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고, 마침내 결승까지 올라 중국을 상대하게 됐다. 당시 아시안게임의 탁구 단체전은 한 팀당 세 명의 선수가 출전해 상대 세 명과 모두 붙는 9단식 경기 방식이었다. 팀의 에이스였던 김완이 예상 외로 고전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고 떠오르는 신예였던 유남규마저 중국에 패하며 안재형이 마지막 9단식에 나서게 됐다. 부담을 안고 나선 마지막 경기에서 안재형은 5시간 20분의 혈투 끝에 승리를 가져왔다. 남자 탁구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우리나라에 탁구 열풍을 가져왔던 결정적 한방이었다.
2. 세기의 핑퐁 커플 안재형 감독은 격동의 80년대 고된 훈련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사랑하는 자오즈민 덕분이라고 회상했다. 1984년 아시아선수권에 앞서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시절 안재형과 자오즈민이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 안재형은 여성스러운 외모를 가진 자오즈민이 눈에 띄었고, 이에 서툰 중국어로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이후 국제 대회가 있을 때마다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필담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사랑을 싹 틔웠다. 이 과정에서 안재형은 자오즈민보다 연하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3살이나 나이를 위로 올리기도 했다.
그렇게 비밀 연애를 이어가던 중 일본의 한 신문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졌고, 이에 양국에선 두 사람의 열애에 대해 집요하게 취재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987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안재형과 자오즈민은 라이벌로 만나게 된다. 남녀 복식 4강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었던 양국의 벤치에선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에 그저 지켜만 봤다고 한다. 이 경기는 자오즈민이 속한 중국의 승리로 끝났고, 안재형은 욕심이 앞서 실력 발휘를 못했다고 고백했다. 1992년 한중 수교가 있기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한중 스캔들은 3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로 기억되고 있다.
안재형 감독과 함께한 사담기는 오는 9월 26일 목요일 밤 10시, JTBC3 FOX Sports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