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리듬파워(보이비, 지구인, 행주)가 9년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매한다. '쇼미더머니' 이후 개인으로서의 역량을 다져왔던 이들이 오랜만에 뭉쳤다.
리듬파워는 2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에 정규 1집 'Project A'를 발매한다. 2010년 미니앨범 '리듬파워'로 데뷔한 이래 독보적인 음악 컬러로 힙합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온 리듬파워의 첫 번째 정규다. Mnet '쇼미더머니6'를 시작으로 최근 MBC '놀면 뭐하니'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리듬파워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로 대중성과 정체성을 담아냈다.
2014년 이후 리듬파워로서 오랜만에 작업물을 꺼낸 지구인은 "리듬파워로서 작업을 내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다. 대중에게 팀 이름이 익숙하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보이비는 "2~3년 동안 팀으로 나온 노래가 싱글 2회 정도라서 팀 인지도가 낮아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에 대한 대답이 이번 앨범"이라며 고민을 담은 작업물임을 전했다. 리듬파워의 앨범에 오랜만에 나온 이유에 대해선 "'쇼미더머니6' 이후 얼굴을 알리면서 처음으로 바쁘다는 걸 알게 됐다. 안 바쁠 때엔 스케줄 많은 동료들을 보고 '음악을 한다는 사람이 왜 작업을 안할까' 싶었는데 최근 알았다.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내긴 참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앨범명 '프로젝트 A'에는 리듬파워의 진한 우정이 담겼다. 지구인은 "1986년생인 우리들에게 성룡, 홍금보, 원표 주연의 '프로젝트 A'는 인상깊은 영화였다. 우리도 세 명이고 롤도 비슷해 앨범명에 딱이었다"고 소개했다. 운동을 잘하는 행주는 성룡, 날렵한 지구인은 원표 역할을 맡았다. 보이비는 홍금표로 내정됐다. 보이비는 "국내 힙합 신에 그룹은 별로 없다. 우리 팀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필요로 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팀에 애정을 드러냈다. 리듬파워는 팀 위기였던 순간도 털어놨다. 보이비 "내 위기는 입대였고 기쁨은 제대였다"면서 "군에 있을 때 위기였다. '쇼미6' 나가서 지구인이 잘 되니까 나를 버릴 것만 같은 마음이 들어 괜히 시비를 걸었다. 휴가 나와서 소주마시며 화해했다. 그 때가 마지막 다툼이었다. 우리끼리 싸운 적은 있지만 해체이야기를 입밖으로 꺼낸 적이 없다. 팀이기 이전에 친구였기에 우리끼리 안 본다는 건 절교"라며 웃었다. 그렇다고 보이비가 '쇼미'를 싫어한 건 아니다. 그는 "축구를 좋아하는데 챔피언스리그와 같다고 생각한다. 힙합 신의 엄청 큰 이벤트다. 그 팀의 커리어가 챔스 성적으로만 판단되는 건 아니니까 비슷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6AM'은 리듬파워가 좋아하는 영국 래퍼들의 사운드에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다. 방황하는 청춘이 술자리 막차를 마치고 나오는 '새벽 바이브'를 담았다. 리듬파워는 "'호랑나비'나 '리듬파워'와 같은 신남에서 나아가 조금 더 세련됐다"고 말했다. 처음 주제를 잡은 보이비는 "작년 이맘때 쯤 여자친구가 있었다. 클럽에 가서 놀아도 되냐고 물어봐서, '그래 나는 작업하면 되니까'라고 쿨한 척 하면서 보내줬다. 그런데 여자친구를 보내놓고 잠이 오질 않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때 느낀 기분을 적었다. 그 친구가 클럽에 갔을 때를 가정하고 만든 것이 '6AM'의 첫 영감이었다"고 설명했다.
리듬파워는 앨범을 통해 30대가 된 본인들이 자연스럽게 느끼고 받아들인 것들을 녹였다고. 기존의 유쾌함을 덜어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의도한 것은 아니란다. 멤버들은 "그룹 색깔의 변화를 도모하려고 하진 않았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작업했는데 이전엔 유쾌한 분위기가 많았다. 이번 정규 또한 올해 우리가 하고 싶은 노래를 담은 모음집이라 봐주시길"이라고 당부했다. 지구인은 "과거엔 레트로 음악을 우리 방식대로 했다. 그때에 비하면 진지하다거나 세련됐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탈피하고 싶어서 만든 것은 아니다"며 언젠가 다시 레트로로 돌아오겠다는 예고도 더했다.
성장한 리듬파워의 자신감도 곁들였다. 보이비는 "'될놈될'(될 놈은 된다)이라는 트랙은 우리 이야기다. 잘됐다는 기준이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진짜 잘했다고 여겨지려면 5~10년 후에도 음악을 하고 있어야 하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 부분에서 볼 때 리듬파워는 '될놈될'이다"고 자신했다. 지구인은 "이제 '리듬파워'를 알리는 것만 남았다"며 "그룹으로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갖는 것이 목표이자 계획"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