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방문한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쪽의 모습. 평소보다 많은 관중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단 하루였지만 '끝판왕'의 흥행 파급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승환(삼성)은 10일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를 방문했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한 뒤 지난 6일 친정팀 삼성 복귀(연봉 6억원)를 확정했고, 이날 야구장을 찾아 정식으로 인사했다.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 라팍 관중 수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2만159명이었다. 삼성은 개막 후 9일까지 홈에서 치른 49경기 평균 관중이 9894명으로 1만 명이 되지 않았다. 올해 라팍에 2만 관중이 들어선 것은 3월 30일 두산전(2만559명) 5월 11일 롯데전(2만4000명 매진) 이후 세 번째였다. 매진엔 실패했지만, 삼성의 더그아웃이 있는 3루 쪽 내야석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삼성은 10일 '대프리카 바캉스' 이벤트를 열어 '블루워터 그라운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여기에 전국구로 많은 팬을 보유한 KIA전이 잡혀 관중 동원에 호재가 많았다. 그래도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오승환 방문 효과'다. 구단 관계자는 "보통 하루 예매가 4~500장 정도라고 보면 되는데 오승환 선수의 야구장 방문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7일 오전 예매 확인이 1600장 이상이었다"고 했다. 오승환은 6일 구단을 통해 10일 야구장 방문 소식이 공개됐고 당일 인터넷 예매 판매량은 다음 날 오전 확인이 가능하다. 약 4배 이상이 늘었다.
10일 대구 KIA전 5회 클리닝 타임 때 임대기 대표이사가 오승환에게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유니폼도 불티나게 팔렸다. 삼성은 오승환의 야구장 방문에 맞춰 온·오프라인에서 유니폼 100장을 우선 판매했다. 복귀가 확정된 뒤 빠르게 움직여 10일 상품 판매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3시 전량 매진됐다. 총 판매 가격만 1000만원 넘었다. A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100장이라는 숫자가 많아 보이지 않을 순 있다. 하지만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매진이 됐다는 건 굉장히 빠른 게 판매됐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줄곧 구자욱이 유니폼 판매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오승환이 돌아오면서 순위표의 지각변동이 가능해졌다.
삼성은 최근 관중 동원에서 애를 먹었다. 팀 성적이 매년 좋지 않으면서 홈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모을 동력이 많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8위로 처져 상황은 비슷했다. 특히 이승엽이 은퇴한 2017시즌 이후 전국구 스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구단으로선 오승환의 복귀가 반가운 이유다. 10일 그 효과가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