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원정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달 29일에 같은 무대에서 4이닝 동안 9피안타(3피홈런) 7실점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그는 현재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 등판은 분수령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완벽한 투구로 안 좋은 기억을 지워버렸다.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74에서 1.66까지 낮췄다.
1회를 잘 넘겼다. 선두타자 찰리 블랙몬에게 맞은 날카로운 타구를 2루수 크리스토터 네그론이 잘 잡아내 아웃카운트로 연결시켰다. 후속 트레버 스토리는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천적 놀란 아레나도와의 첫 승부에서는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느린 타구였지만 3루수 맥스 먼시가 잘 잡아냈다.
2회도 삼자범퇴로 넘겼다. 첫 고비는 3회였다. 1사 뒤 포수 토니 월터스에게 우전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로 나선 투수 헤르만 마르케스는 3루 땅볼로 아웃시켰지만 그사이 주자의 2루를 허용했다. 블랙몬에게는 5구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정확한 홈 송구로 쇄도하던 월터스를 아웃시켰다.
4회는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아레나도와의 두 번째 승부에서도 우익수 뜬공을 잡아내며 순항했지만 4번 타자 데이비드 달에게 우익 선상 2루타를 맞았다. 상대 전적에서 약세던 이안 데스몬드는 정면 승부를 피했다.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욘더 알론소를 상대했고 바깥쪽(좌타자 기준) 변화구도 1루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5회도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마지막 고비던 6회 투구도 좋았다. 블랙몬과의 세 번째 승부에서 9구 승부를 했고 풀카운트에서 시속 148km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기세를 몰아 스토리는 좌익수 직선타, 아레나도는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6이닝 무실점. 이미 이전 등판 부진은 완전히 털어냈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7회 수비 시작을 앞두고 구원투수 페드로 바에즈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80개에 불과했다. 페이스가 떨어지지도 않았다. 완벽한 상태에서 쿠어스필드 등판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콜로라도 선발투수 마르케스는 이 경기에서 매우 뛰어난 투구를 했다. 98마일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80마일 대 후반 너클 커브의 조합이 좋았다. 7회 투구를 준비하던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이 경기 등판을 마쳤지만,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킬 때까지는 실점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