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성 기초 화장품 분야의 선두였던 한국오츠카제약의 '우르오스'는 이번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브랜드로 꼽힌다.
유명 인기 배우를 동원해 TV 광고를 활발하게 펼쳤던 우르오스가 알고 보니 100% 일본산이었다는 사실이 확산되자 소비자들도 불매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르오스는 일본오츠카제약이 2008년 출시한 남자 토털 스킨케어 브랜드다. 제품명 자체가 일본어로 ‘피부를 촉촉하게 하다’ '삶을 윤택하게 하다'란 뜻이다. 한국은 일본오츠카제약이 선택한 첫 수출국이었다. 남성 그루밍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뷰티에 관심이 많은 한국은 우르오스의 타깃이 됐다.
출시 이후 승승장구했다. 우르오스는 친근한 이미지의 '빅 모델'을 두루 기용했다.
2012년 차태현, 2014년 정우, 2017년 유노윤호, 2019년 유연석·이종화를 홍보 모델로 캐스팅했다. '다양한 제품을 쓰지 말고 우르오스 하나로 간편하게 스킨케어를 해결하라' '미끌거림 없는 남자의 워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남자 고객의 지갑을 열었다.
상복도 있었다. 우르오스의 대표 제품인 '올인원 모이스처라이저'는 2018년 대한민국 소비자대상에서 올해의 최고 제품으로 선정됐다. 그해 화해 뷰티 어워드 올인원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성분 면에서도 인정받는 분위기였다.
덕분에 돈도 많이 벌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한국오츠카제약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617억원으로 전년보다 8.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3억원으로 전년보다 55.0% 증가했다.
의약품과 헬스 케어 제품이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우르오스가 남성 화장품 올인원 카테고리 내 매출 1위를 수성하면서 신규 시장을 확대해 준 결과다.
하지만 한국오츠카제약은 국내에서 많은 돈을 벌면서도 사회공헌에 관심이 적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일부에서는 일본오츠카제약이 전범들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일본 정치인에게 간접 지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7년 당시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 총무성 ‘정치자금수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오츠카제약의 모기업인 일본오츠카제약이 ‘제약산업정치연맹’을 통해 아이사와 이치로·누카가 후쿠시로 등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 14명에게 간접 후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일본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고 대체할 제품까지 알려 주는 ‘노노재팬’ 사이트는 우르오스를 대표적 불매운동 대상 제품으로 올렸다. 이어 대체 상품으로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올인원'을 추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 제조 기술은 글로벌에서 손꼽힌다. 해외 명품도 알고 보면 한국산인 경우가 많다. 우르오스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화장품은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