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창단 이래 가장 분위기가 좋다. 종전 연승(5승) 기록을 깼고, 5강 진입에 다가섰다. 새 감독 체제에서 계획하고 보완했던 지점이 차례로 이뤄지는 흐름 속에 나온 상승세이기에 기대감도 높다.
주장 유한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일단 타석에서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드거운 타자다. 6월23일 수원 NC부터 치른 여덟 경기에서 홈런 5개를 쏘아올렸다.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실속포가 많았다. 이 기간 타율은 0.452.
6월1일부터 4번 타순에 고정됐다. 외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이 자리에 부담을 가졌고, 이강철 감독은 경험이 많고 타격 능력이 좋은 그에게 중책으 맡겼다. 결과도 좋다. 유한준은 27경기에서 타율 0.337를 기록했다. 강백호와 유한준이 해결사와 연결고리를 하고 로하스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타격을 하며 공격력이 좋아졌다.
유한준은 4번 타순 적응에 대해 묻자 "잘 됐다고 하면, 타 팀 4번 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중압감이 큰 타순에 고정으로 나서는 다른 팀 타자들의 고충을 고작 몇 경기로 이해할 순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그저 "어떤 타순에 나서든 내 임무에 집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국 나이로 39살. 동기, 선배가 리그에 거의 없다. 그러나 그는 나이를 숫자로 만들었다. 코칭 스태프 관리에 공을 돌렸다. 유한준 "지명 타자로 나서면서 수비 부담이 줄어든 덕분에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지풍 트레이너의 웨이트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하면서 루틴으로 만든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관리가 필요한 나이라는 것은 누구나 자각한다. 유한준은 독하게 실천하고 있다.
클럽하우스에서도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그는 친화형 리더다. 말과 행동이 신중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강백호가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주장은 유난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분위기 쇄신을 노린다.
유한준은 "(강)백호가 빠져서 안타깝다. 그러나 선수 한 명이 빠진 상황 때문에 위기처럼 인식되고 있는 외부 시선에 대해 선수단이 동의하지 못할 것 같다"며 "그저 몇몇 고참들에게 "이제는 우리가 잘 해야 할 때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 통상적인 문제를 확대 해석하지 않는다. 애써 쇄신을 노리는 행동을 하는 대신 꼭 필요한 말만 했다. KT는 강백호가 빠진 뒤에도 연승을 이어갔다.
시즌 초반에는 자신도 부담이 컸다. 주장은 처음으로 맡았고, 팀 성적은 반드시 도약이 필요했다. 돌아본 유한준은 "팀과 개인 모두 조바심이 낫던 게 사실이다"고 했다. 그러나 정상화를 넘어 발전 하고 있는 팀 전력과 함께 자신도 안정감을 찾았다. 과욕은 적당한 투지로 진화했다. 리더 유한준의 2019시즌도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