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내 최대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경제 보복 조치를 가하자 국내 소비자들이 '발끈'한 것이다.
이날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 당장 일본 자동차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아이디 am**)' '평소 일본차에 감정이 없었는데, 지금부터라도 불매운동을 해서 일본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보나**)' '아침 출근길에 혼다차를 보고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오늘부터 일본 제품은 완전히 불매하려고 한다(싸**)' 등의 글들이 잇따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일본 정부의 발표가 있었던 지난 1일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3일 오전까지 5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작성자는 청원 글을 통해 '오히려 지금이 위기자 탈일본화를 위한 기회'라며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및 일본 관광 거부로 대응해야 하고, 정부 역시 경제 제재와 관련해 상대방 관세 보복 등 방법을 찾아 달라'고 촉구했다.
시민들 역시 일본차 불매운동에 대체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신우철(38)씨는 "일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자유무역 가치를 먼저 훼손했고, 무엇보다 일본에 대한 역사적 원한 관계가 있는 만큼 불매운동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한승근(29)씨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할 예정이었는데, 일단은 미뤄야 할 것 같다"며 "지금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본차를 타면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이 따가울 것 같다"고 했다.
뿔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에 일본차 기업들은 전전긍긍한다. 특히 올해 들어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렉서스·혼다 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판매 중인 일본차 브랜드는 총 5곳이다. 혼다는 올 상반기 국내시장에 5684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94.4% 성장했고, 렉서스는 8392대로 33.4% 올랐다. 인피니티는 1140대로 3.7% 신장했으며, 토요타는 6319대로 24.3% 줄었다. 닛산은 1967대로 25.4% 하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A일본차 관계자는 "아직 불매운동에 대해 체감하진 않는다"며 "일본 정부가 경제 보복을 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추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B일본차 관계자는 "그동안 있었던 불매운동과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며 "일본에서 경제 보복을 먼저 했고, 쌓인 감정이 폭발하면서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08년과 2011년 일본의 독도 문제 도발 때도 불매운동이 일었지만 실적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C일본차 관계자는 "소비자는 정치적 이슈와 경제적 소비는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양국 관계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지는 않는다. 과거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며 "특히 자동차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내구 소비재기 때문에 단순히 일본에 대한 감정이 구매 요소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