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에서 8언더파 공동 선두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문도엽이 경기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이지연 기자 27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컨트리클럽 남서 코스(파70)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제62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1라운드.
첫 조가 출발하기 전부터 코스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장대비가 쏟아졌다. 굵은 빗방울은 오전 11시가 돼서야 잦아들었다. 그러나 차가운 장맛비도 선수들의 뜨거운 샷감을 식히지는 못했다. 지난해 우승자 문도엽(28·DB손해보험)은 이날 오후 조로 출발해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묶어 무려 8타를 줄이면서 공동 선두에 올랐다.
8언더파는 지난해 대회 1라운드에서 최민철이 세운 코스레코드 기록(9언더파)에 1타 부족한 성적이다. 문도엽은 "오전 조에 경기한 선수들은 날씨가 안 좋아 고생했지만 마침 경기를 시작했을 때 비가 그쳤다. 그래서 1라운드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도엽은 이 대회에서 1987년과 1988년에 2연패를 달성한 최윤수(71)에 이어 31년 만에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문도엽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으로 5년 시드를 받게 되면서 여유가 생겼다. 그 뒤로 모든 게 잘 풀린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연습 라운드 때 홀인원을 하면서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이런 분위기를 남은 라운드에서도 이어 가고 싶다"고 했다.
호주 동포 이원준(34)도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며 8언더파 공동 선두다. 이원준은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첫날부터 불꽃샷을 날렸다. 이원준은 "지난해 12월에 결혼한 뒤로 안정감이 생겼다. 오늘도 잘된 샷이 있다기보다는 특별히 안 된 샷이 없었다"고 말했다.
많은 비가 내렸지만 양호한 배수 상태와 코스 관리 덕분에 선수들의 스코어는 좋았다. 오전 내내 내린 비로 코스가 부드러워진 상태에 오후 들어 비가 그치자 그린이 공을 잘 받아 주는 상태가 됐고, 선수들의 줄버디 행진이 이어졌다. 제네시스 대상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서형석(22·신한금융)과 이 대회 2016년 우승자 황중곤(27) 등이 5언더파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회장인 에이원컨트리클럽에는 금요일인 28일을 제외하고 주말 내내 많은 비가 예고된 상황이다. 문도엽은 "비가 많이 오면 스코어는 오늘처럼 안 나올 것 같다. 비가 내리지 않는 금요일에 많은 타 수를 줄이는 선수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