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더하기 캠페인에서 SK 투수 문승원이 기부한 상금 봉투. [사진 SK 와이번스] SK 선발 투수 문승원(30)은 지난 22일 구단 홍보팀에 하얀색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얼마 전 컴투스 프로야구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받은 소정의 상금을 SK 구단이 주관하는 희망더하기 캠페인 기간에 기부하기 위해서였다. 문승원은 "아주 약소해서 송구스럽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또 하겠다"고 말했다.
문승원이 MVP 상금을 받자마자 바로 기부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SK 선수단에 기부 문화가 자리 잡혔기 때문이다. SK에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기부를 하는 선수들이 많다. 안방마님 이재원(31)은 지난 4년간 인천지역 저소득층 환자에게 안과수술 비용을 지원하는 '행복한 EYE'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1안타당 10만원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또 올해부터는 모교인 인천고에 4년 동안 1억2000만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KBO 리그 두산 대 SK 경기에 앞서 희소 질환을 이겨내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 더하기' 행사가 열려 선수들이 아이들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들고 풍선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중심 타자 한동민(30)은 지난해부터 정규시즌에 기록하는 홈런 1개당 50만원의 후원금을 적립하여 저소득층 환자에게 임플란트 수술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홈런 타자 최정(32)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홈런 1개 당 한 명에게 인공관절과 척추협착증 진단비를 증정했다.
베테랑 타자 박정권(38)은 지난 2015년부터 인하대병원과 소아암 환우 돕기 협약을 통해 정규시즌에 기록한 홈런 1개당 100만 원(선수 50만 원, 인하대병원 50만 원)씩 기금을 적립하여 총 5500만원의 기금으로 소아암 환우들을 도왔다. 지난 시즌부터는 투수 박종훈(28)도 참여 의지를 밝히며 승수에 따라 적립금(1승당 100만 원, 선수와 병원이 각 50만 원씩)을 마련해 소아암 아동들을 후원하고 있다.
박종훈은 또 지난 23일 인천 홈에서 열린 희소난치병 환아를 돕는 희망더하기 캠페인에서는 기부 활동을 추가했다. 희소 난치병 환우를 위해 1이닝을 던질 때마다 10만원씩 적립해 치료비와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모발 기부를 위해 머리를 여러 갈래로 묶어 자르고 있고 있는 김광현. [사진 SK 와이번스] 기금 마련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2017~18년 2시즌 동안 SK를 이끌었던 트레이 힐만(56) 감독은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1년 넘게 머리를 길러 모발을 기부했다. 그 모습을 본 에이스 김광현(31)도 함께 동참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구단에서 이런 희망 캠페인이 있을 때마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선수들이 먼저 나서서 좋은 일에 힘을 실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