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하 '보좌관')'이 보좌관에 초점을 맞춰 그간 보이지 않았던 정치 이면의 이야기를 다룬다. 현실 정치를 반영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지난 22일 4회까지 방송된 '보좌관'은 그간 정치 드라마에서 조명했던 국회의원 입장이 아닌 보좌관이 바라본 시선에서 정치를 다뤄 신선함을 안겼다. "겉으로 드러난 팩트 너머의 진실이 있지 않나. 자신의 기득권이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숨기는 사람이 있고, 그걸 밝히고 무너뜨려야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끼리 경쟁과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이 재밌게 그려질 것"이라고 예고했던 곽정환 PD의 말이 현실화돼 브라운관을 가득 채운다.
4급 보좌관 이정재(장태준)는 자신이 보좌하는 국회의원 김갑수(송희섭)를 원내대표 자리에 이어 당대표, 법무부 장관 자리에 앉히기 위해 버라이어티한 일상을 산다. 그야말로 만능이다. 정책과 법안을 만들고, 자신이 보좌하는 국회의원을 대신해 대척점에 있는 의원을 회유하고 압박하는 등 각종 업무를 수행한다. 5급 비서관·6급 비서·계약직 인턴 같은 후임들의 관리까지 도맡아야 하는 총괄 업무를 수행 중이다. "경찰 때려치우고 잘난 가방 모찌나 하고 다닌다"라고 말하는 극 중 이정재의 아버지 김응수(장춘배)처럼, 보통 사람들은 보좌관을 화려한 슈트를 차려입고 국회의원 차를 운전하거나 가방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보좌관'은 보좌관 역할을 좀 더 디테일하게 다루면서 이러한 사람들의 선입견을 내려놓고 해당 직업군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보좌관'을 주목해서 보고 있다는 한 보좌관은 "아무래도 보좌관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보좌관 입장에선 더 주목해서 볼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면서 "드라마다 보니 현실과 다른 판타지 요소들이 있지만, 보좌관이라는 직업 자체는 잘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법안 처리나 민원 해결 과정에서 보좌관으로 역할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보좌관에 대한 선입견이나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회 파행이 계속되고, 국정감사를 한 번 진행하면 물고 뜯느라 조용할 날 없는 현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초선 의원의 힘겨운 입지 굳히기는 신민아(강선영)를 통해 보여 준다. 권력과 권력 사이의 끊임없는 갈등 과정·신경전·복잡한 이해관계가 보다 현실적으로 가미돼 몰입도를 높이는 것.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드라마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봐 왔던 정치 세계와 좀 다르다. 사실 시청자에게 보이는 것들은 대부분 뉴스 장면이다. 그 뒷얘기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있는데, 그 궁금증을 깊게 들여다본 작품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아닌 보좌관이라는 측면에서 정치의 진짜 모습이 드러날 수 있다. 또 대중이 생각하는 정치는 대체적으로 혐오스럽기 때문에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게 크다. 이 작품은 그 안에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에 대해 흥미롭게 접근한다. 대중이 정치라는 문제를 좀 더 관심 있게 보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배우들 연기가 압권이라고 평했다. 정 평론가는 "배우 김갑수·김홍파 연기가 아주 팽팽하다. 두 사람의 몰입도 높은 연기 덕분에 그 밑에 있는 보좌관들의 연기가 살아나는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절대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