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사인 넷마블이 외산 게임의 무덤인 일본 시장을 또 한 번 흔들고 있다.
넷마블이 지난 4일 한일 양국에 동시 출시한 모바일 RPG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출시 10일 만에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와 일본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4위에 올랐다.
국산 게임으로는 지난 2017년 8월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한 이후 처음이다. 또 일본에 동시 론칭한 국산 게임이 최초로 동시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일곱 개의 대죄는 출시 전부터 흥행 기대감이 높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한 사전등록에 총 600만 명이 참여했고, 서버 오픈 전부터 이용자들이 사전 다운로드에 대거 몰려 일본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븐나이츠·레볼루션 이어 일본 앱마켓 정상
넷마블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일본 시장에서 연이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6년 6월 일본 시장에 출시된 '세븐나이츠'가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에 올랐다. 이는 국산 게임으로는 물론 일본 시장 내 외산 게임으로서도 최초였다.
지난 2017년 8월에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 시장 정상에 올랐다. 당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사전 다운로드만으로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양대 앱마켓 인기 1위에 올랐다. 또 출시 18시간만에 실시간 순위 확인이 가능한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 이후로 일본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국산 게임은 없다.
넷마블은 2016년초 일본 시장 개척을 예고한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당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제2회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에서 일본·북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파이어니어'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은 많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먼저 길을 내 다른 한국 게임기업들이 우리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넷마블 일본 시장 개척에 국산 게임들 진출 탄력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이후 국산 게임의 일본 시장 성과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베스파의 '킹스레이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 일본 앱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산 게임이 속속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시장 진출이 판호 발급 중지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넷마블을 비롯한 국내 게임사들이 일본 시장 진출로 숨통을 틀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년도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게임 시장은 규모는 177억1500만 달러(20조9710억원)로 중국(344억 달러), 미국(315억350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다. 1인당 게임 소비 금액은 중국(162달러), 미국(297달러)보다 높은 446달러로 가장 높다.
넷마블은 이번 일곱 개의 대죄의 여세를 몰아 일본 시장을 공략할 신작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이자 시리즈마다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요괴워치' IP를 활용한 모바일 수집형 RPG '요괴워치: 메달워즈'의 출시가 임박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일본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공 사례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며 "넷마블 뿐 아니라 국내 게임사가 일본·북미 등 글로벌 빅마켓에서 좋은 성과를 내 K-게임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