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주말 3연전 세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3⅓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기대보다 좋은 투구를 이어갔지만, 빗맞은 타구 2개가 나온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투구수가 많아진 탓에 구위도 떨어졌다. 롯데 벤치의 세 번째 깜짝 선발 카드다. 앞선 두 번보다는 나은 선택이긴 했다.
경남고 출신인 서준원은 2019년 1차 지명 투수다. 옆구리 투수에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린다. 역동적인 투구폼으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9월 열린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이기도 하다.
입단 첫 시즌에 1군 무대를 밟았고 불펜에서 경험을 쌓았다. 고교 시절과는 비교가 어려울 만큼 고된 일정을 소화하며 구위가 저하되기도 했다.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에 빈 자리를 채우고, 미래들 대비하기 위해 계획보다 빠르게 그를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고비를 넘겼다. 오지환과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신본기가 직접 1루 주자를 2루에서 태그하며 이닝을 마쳤다.
긴장감을 다스린 서준원은 2, 3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았다. 두 번째 상대하는 1-3번 상위 타선을 상대로도 땅볼 2개와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다.
그러나 4회 찾아온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사 뒤 이형종의 빗맞은 타구가 좌측 내야 안타로 연결됐다. 풀스윙을 한 타구가 배트 끝에 걸렸다.
후속 타자 오지환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진 김민성과의 승부에서도 빗맞은 타구가 2루수와 외야수 사이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로 연결됐다. 첫 실점. 양상문 감독은 이 시점까지는 교체를 참았지만, 서준원이 유강남에게도 적시타를 맞자 결국 투수를 김건국으로 바꿨다. 그러나 구원투수는 서준원의 책임 주자 2명의 득점을 허용했다. 자책점이 추가됐다.
롯데는 선발 두 자리가 비어 있다. 4선발 장시환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5선발은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줬다. 5월18일 고척 키움전에는 2018년 2차 신인 드래프트 7라운더 최하늘을 내세웠고, 21일 광주 KIA전에서는 2018년 1라운더 이승헌을 선발로 기용했다.
두 번 모두 실패했다. 최하늘은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사구 5실점을 기록했고, 이승헌은 2이닝 7실점을 했다. 두 경기 모두 대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대체 선발을 투입해야 했다. 서준원은 LG전 전에 나선 16경기 모두 불펜으로 나섰지만, 고교 시절에 주로 맡던 선발이 더 익숙한 선수다.
첫 고비를 넘기지 못해 실점을 내줬지만, 경험일 쌓으면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양상문 감독은 "서준원이 안정감을 보이면 다음 로테이션에서도 활용할 생각이다"고 했다. 기회를 더 얻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