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꾸준히 재활한 뒤 복귀했다. 지난달 28일 경남 FC와 K리그1(1부리그) 9라운드에서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되며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복귀전도 신고했다. 울산은 지난 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2019 ACL H조 5차전 시드니 FC(호주)와 경기에서 믹스 디스커루드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이근호는 시드니전 후반 34분 교체 투입됐다. 그의 올 시즌 ACL 첫 경기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민규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는 등 이근호는 강렬했다. 그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이근호의 복귀는 울산에 천군만마 같다. 울산의 정신적 지주이자 공격 자원의 핵심인 이근호는 그 존재감만으로 울산에 큰 힘을 준다.
값진 승리였다. 이번 승리로 울산은 3승2무·승점 11점을 챙기며 H조 1위를 굳건히 지켜 냈다. 그리고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죽음의 조'라 불린 H조다. 중국(상하이 상강) 일본(가와사키 프론탈레) 호주(시드니) 등 3개 팀은 모두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이다. 이런 팀들을 상대로 울산은 조 1위,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박수받아 마땅한 성과다.
경기 이후 만난 이근호. 그는 "이번 경기가 가장 어려운 경기다. 정신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 비겨도 16강에 갈 수 있는 경기였다.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정신적으로 조금만 틈이 생긴다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울산의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해 줬다. 골도 넣었고, 실점도 하지 않았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조 1위 그리고 16강 조기 진출 확정. 이근호는 "미리 조 1위로 16강을 확정 지어서 잘됐다. 그러지 못했다면 다음 상하이 원정이 부담될 수 있었다. 1위를 확정 지어서 일정이 여유로워졌다. 너무 잘된 일"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근호에게 ACL은 특별하다. 그는 2012년 울산 소속으로 ACL 우승컵을 품었다. 그해 AFC 올해의 선수상도 수상했다. 정상에 선 느낌을 맛봤기에 이근호는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고 싶다. 그는 "ACL에서는 좋은 기억이 많다. ACL은 다른 국가들과 싸운다. 울산이 나라를 대표하는 팀"이라며 "ACL은 K리그와 다른 매력이 있다. 올 시즌 ACL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힘줘 말했다.
ACL 우승과 함께 K리그1 우승도 노린다. 공교롭게도 울산의 K리그1 다음 상대는 유력 우승 후보 전북 현대다. 두 팀은 오는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K리그1 11라운드를 펼친다. 전북은 승점 21점으로 1위, 울산은 20점으로 2위다. 이 경기는 올 시즌 K리그1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최대 빅매치다.
전북전을 앞둔 이근호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다음 경기가 전북전이다. 울산의 모든 선수들이 벼르고 있다"며 "전북은 항상 강했고, 올해도 강하다. 우리가 전북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것이 올 시즌 울산의 목표다. 다른 경기도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전북전은 확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다짐했다.
ACL과 K리그1 동시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울산. ACL과 K리그1 우승 경험이 모두 있는 이근호는 확신에 차 있다. 울산이 우승으로 갈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졌다는 확신이다.
이근호는 "울산은 다 함께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더욱 끈끈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 시즌에 부족했던 부분도 개선됐고, 선수들끼리 서로 너무나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며 "올 시즌 좋은 선수들이 영입됐고, 경험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이 분위기를 잘 잡아 주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팀이 무거워졌다. 나 역시 선배로 팀을 이끌어 주는 역할에 집중한다. 감독님도 주문하는 일이다. 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또 나의 경기력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근호는 올 시즌 울산에 새롭게 영입된 공격수 주민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주민규는 정말 좋은 선수다. 그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확실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수"라며 "주민규가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게 동료들이 도와줘야 한다. 나와 호흡도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한다.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