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홈쇼핑 업체들이 앞다퉈 '에코 배송' 정책을 내놓고 있다. 과대 포장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배송 박스를 재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하거나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포장재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이달부터 비닐 테이프가 필요 없는 친환경 배송 박스 '날개박스'를 도입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날개박스는 비닐 테이프를 사용할 필요 없이 날개만 접으면 포장이 완료된다. 기존 배송 박스에 사용된 비닐 테이프의 주성분은 폴리염화비닐로, 이 소재는 자연적으로 분해되는데 100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홈쇼핑은 패션 자체 브랜드(PB) 라씨엔토와 밀라노스토리의 방송 상품부터 날개박스를 우선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적용 상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두 PB 브랜드 배송에 쓰인 박스는 약 50만개다.
아울러 현대홈쇼핑은 배송 박스에 부착되는 운송장의 크기(가로 12.5㎝×세로 10㎝)도 20% 줄였다. 화학 물질로 코팅된 특수 용지를 사용하는 운송장은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사용량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기준 자체 물류 센터에서 배송되는 물량이 1200만개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축구장(7140㎡) 5개를 덮을 수 있는 분량의 자원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작년부터 진행 중인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이 2~3시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자원 재활용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보다 쉽게 자원 절감 및 재활용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
CJ오쇼핑도 지난 17일 100% 종이로 된 친환경 포장재인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를 도입했다. 이 박스 역시 전체가 조립형으로 구성돼 있어 박스 포장에 접착제가 들어간 포장 테이프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유해 물질 배출량도 줄이고 재활용 분리수거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 비용은 기존보다 20% 이상 비싸지만, 환경과 소비자를 생각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착한 포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상품 배송에 '친환경 비닐 포장재'를 도입했다.
친환경 비닐 포장재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100% 식물성 '바이오매스 합성수지'(사탕수수 바이오 PE)를 원료로 사용해 만들었다. 바이오매스 합성수지는 생산 과정에서 기존 석유 원료의 일반 합성수지(PE)보다 탄소(CO2) 발생량이 70%가량 감소하며, 환경 호르몬 등 유해 물질에 대한 안전성도 입증받은 소재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7일 TV 방송에서 판매된 라우렐, 아이젤 등 단독 패션 브랜드 상품 배송에 우선 도입한 뒤 전체 패션 상품으로 단계적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재는 단가가 높아 기업 입장에서 부담은 있지만 자원 순환과 유해 물질 배출량 저감 등 환경 전반에 도움될 수 있다"며 "과대 포장을 지양하고 친환경 포장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업계 전반에 친환경 포장재 적용은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