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기 e스포츠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서 우승, e스포츠 콘텐트 산업 공략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SK텔레콤 e스포츠팀인 T1은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스무살 우리 LCK’의 스프링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3-0으로 꺾고 우승했다.
LCK는 국내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로 진행하는 지역 리그다. 특히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지역 리그 중 '롤드컵'으로 불리는 LoL 월드챔피언십·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롤 올스타전 등 LoL 3대 국제 대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SK텔레콤은 이날 승리로 통산 7번째 LCK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우승 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더구나 작년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SK텔레콤은 작년 LCK 스프링 4위, 서머 7위를 각각 기록한 데 이어 LoL 국제 대회 중 가장 큰 롤드컵에도 나가지 못했다. 롤드컵 3회 우승팀으로 자존심이 상한 한 해였다.
그러나 올해는 팀의 상징인 '페이커' 이상혁을 제외하고 선수 대부분을 교체하며 전력을 새롭게 하고, LCK 우승컵까지 다시 찾아오면서 LoL 명문팀의 컴백을 알렸다. T1의 이번 우승은 최근 e스포츠 콘텐트 산업 공략에 시동을 건 SK텔레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미국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와 e스포츠·게임 공동 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LCK를 비롯해 롤드컵·MSI·올스타전의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는 SK텔레콤이 e스포츠 콘텐트 산업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선수인 페이커와 그 팀인 T1이 이번 LCK 우승으로 다시 부활을 알려 SK텔레콤은 향후 e스포츠 사업 전개에 있어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SK텔레콤은 LCK에서 5G 마케팅을 펼칠 예정인데, 자사 팀과 페이커가 잘할수록 마케팅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특히 롤드컵 등 국제 대회에서 페이커와 T1이 활약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주도권 경쟁이 불붙은 5G 리더의 이미지를 세계 젊은층에게 손쉽게 심을 수 있다. 작년 롤드컵 결승전의 순 시청자 수는 9960만 명에 달했다.
SK텔레콤은 LCK와 관련해 AR·VR 콘텐트도 개발할 계획인데, 명문 LoL e스포츠팀을 갖고 있어 콘텐트 품질은 물론이고 소구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T1이 롤드컵 등 국제 대회에 가면 항상 'SKT'를 연호하는 글로벌 팬들이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면 아주 큰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그동안 SKT가 글로벌하게 마케팅을 펼칠 상품이나 서비스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제 SKT가 e스포츠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어 페이커나 T1이 좋은 성적을 내면 회사 사업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사설>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스무살 우리 LCK’의 스프링 결승전에서 우승한 SK텔레콤 선수 및 코칭 스태프들. 라이엇게임즈 제공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