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치를 수록 마운드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저스틴 헤일리. 헤일리는 최근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1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 제공 삼성이 기다리던 외국인 에이스가 나타났다.
저스틴 헤일리(28)는 올 시즌 등판한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 중이다. 승리가 많은 편은 아니다. KBO 리그 네 번째 등판 만에 가까스로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승 수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다. 세부 성적이 수준급이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0.72, 피안타율은 0.167에 불과하다. 세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해 선발투수 최소한의 몫을 해 줬다. 타선 지원만 좀 더 받았다면 더 많은 승 수를 추가할 수 있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이 두드러진다. 지난 6일 인천 SK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2일 대구 kt전에선 8이닝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역대 삼성 외국인 투수 중 두 경기 연속 삼진 10개 이상을 잡아 낸 선수는 헤일리가 처음이다. 발비노 갈베스·릭 밴덴헐크 등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외인들이 달성하진 못한 대기록이다.
그는 "리그에 적응된 것 같다. 모든 면에서 편해지니까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덕분이 아닐까 싶다. 포수 강민호와 호흡도 아주 좋다. 딱 맞는 조합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투구 레퍼토리는 단순하다. 구단 투구분석표에는 직구와 커브·슬라이더·컷 패스트볼(이하 '커터')이 찍힌다. 비율만 봤을 때는 직구와 커터 두 구종이 메인이다. 최근 kt전 투구 수 101개 중 직구(63개)와 커터(29개) 비율은 총 91%를 넘었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보여 주기 위한 구종에 가깝다. 그런데 타자 입장에선 알고도 속는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를 넘나든다. 여기에 직구와 비슷한 속도로 날아오다가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꺾이는 커터는 타자 입장에선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 '전리품'이 있다면 바로 삼진이다.
리그 탈삼진 1위(31개)다. 9이닝당 삼진이 11.16개. 삼진과 볼넷 비율이 무려 10.33 대 1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5년 차우찬(당시 194개) 이후 4년 만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2014년 밴덴헐크(당시 180개) 이후 5년 만에 '삼성 소속 탈삼진왕'을 노려 볼 수 있다. 이른 감이 있지만 현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고려하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헤일리는 "내 공을 던질 수 있어서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사실 삼진을 잡으면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욕심은 없다"고 몸을 낮췄다.
삼성은 2015시즌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 이후 외인 시즌 두 자릿수 승리가 전무하다. 지난 시즌에는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가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가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팀 성적은 크게 추락했다. 그리고 올 시즌 새롭게 영입된 덱 맥과이어의 초반 흐름이 좋지 않다. 선발진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기다. 하지만 헤일리의 활약 덕분에 어느 정도 버티기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는 "등판할 때마다 내 공을 던지고, 역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한다"고 했다.
모처럼 나타난 삼성의 외국인 에이스. 탈삼진 능력을 장착한 헤일리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