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오휘 더 퍼스트 제너츄어 갈라'를 열었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최근 수년간 매출이나 영향력 부분에서 자사 '후'나 '숨'과 비교해 다소 떨어졌던 오휘의 럭셔리 정체성과 위상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날 LG생건은 오휘의 최고급 라인 '더 퍼스트 제너츄어'의 방점을 찍었다. ‘더 퍼스트, 영원히 빛나는 아름다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장내를 더 퍼스트 제너츄어의 상징인 '화려한 빛'으로 꾸몄다. 하이 주얼리 숍을 연상시키는 듯한 전시장을 연출하고, 다섯 개의 화려한 샹들리에로 행사의 웅장함을 극대화했다. 또 하이 주얼리 스토리 강연과 팝페라 공연까지 열면서 해외 바이어와 인플루언서 등 100여 명의 귀빈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시 존에는 출시 이후 완판 기록을 세운 역대 에디션 제품들이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주얼리 스페셜리스트 윤성원 교수와 협업한 '2019 임페리얼 주얼 컬렉션'이었다.
LG생건은 '후' 등에서 화려하게 치장한 화장품 용기로 히트를 쳤다. 오휘 역시 후의 길을 걸어감을 보여 준 것이 바로 이 주얼 컬렉션이다.
지난 1월 LG생건이 출시한 '오휘 더 퍼스트 제너츄어 아이크림 스페셜 에디션'은 그 결정판이었다. '파베르제의 임페리얼 에그'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작품으로 손꼽히는 '대관식 에그'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파베르제의 에그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3세가 황후에게 선물하기 위해 특별하게 제작한 부활절 달걀 장식품이다. 축하와 기념·사랑을 상징하며 장인 정신과 예술성이 뛰어난 예술품으로 평가받는다.
더 퍼스트 제너츄어는 LG생건이 지난해부터 힘을 쏟는 라인이다. 후로 중국 대륙을 사실상 점령한 차석용 LG생활건강 회장이 럭셔리군 강화를 선언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더 퍼스트 제너츄어는 이에 발맞춰 오휘 내에서도 품질과 가격을 한 단계 높였다. 홍보에도 공들인다. 지난해 7월에는 더 퍼스트 제너츄어만의 '얼굴'인 김희애도 뮤즈로 들였다. 김희애는 일본 명품 화장품인 SK2를 오랜 시간 동안 홍보해 온 모델이다. 더 퍼스트 제너츄어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김희애 효과를 노렸다. 덕분에 더 퍼스트 제너츄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는 것이 LG생건 측 설명이다.
오휘 더 퍼스트 제너츄어 담당자는 "더 퍼스트 제너츄어가 피부에 선사하는 고귀한 빛은 보석과 닮았다. 럭셔리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오휘 역사는 1997년부터 시작됐다. '피부가 느끼는 아름다움의 차이'라는 기치를 내건 오휘는 '샤넬' '랑콤' '에스티로더' 등 수입 화장품만을 고급으로 인식했던 당시, 한국 제품도 최고급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서 탄생했다. 2002년을 기준으로 백화점에서 브랜드 매출 9위를 차지하며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그러나 글로벌로 뻗어 가는 후와 비교해 다소 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위해 LG생건은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인기 배우가 된 김태리를 메인 모델로 기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브랜드를 잇달아 정리하는 LG생건이 후에 이어 오휘와 숨을 통해 럭셔리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오휘로 최고급으로 올라서기 위해 이미지 쇄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